"위암 유발 헬리코박터균, 심혈관질환 위험도 3배↑"
강남세브란스병원, 성인 463명 내시경·CT 분석결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위암 등을 유발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헬리코박터균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위암 원인균이다. 강력한 위산이 분비되는 사람의 위(胃) 점막 상피에 기생하는 유일한 균으로, 위암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등의 질병 발생에 관여하는 게 일반적이다.
연세의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민영·강신애(내분비내과), 이병권(심장내과), 김지현(소화기내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성인 463명을 대상으로 위내시경 조직검사와 심장혈관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통해 헬리코박터균 감염과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전체 조사 대상자의 헬리코박터균 양성률은 48.3%(224명)였다. 이 중 심혈관이 50% 이상 좁아진 부위가 있는 비율은 7.6%(17명)로, 헬리코박터균이 검출되지 않은 사람의 2.9%(7명)보다 훨씬 높았다.
이런 결과로 볼 때 심혈관이 50% 이상 좁아진 부위가 존재할 위험도는 헬리코박터균 감염자가 정상인의 3배에 달하는 것으로 연구팀은 평가했다. 연구팀은 헬리코박터균 감염에 의한 전신 염증이 심혈관질환 발병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했다.
강신애 교수는 "헬리코박터균 감염자는 혈관 내에 혈전을 만드는 죽상경화반을 더 많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면서 "건강한 성인도 헬리코박터균 감염으로 인해 심혈관질환이 생길 수 있는 위험을 확인한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지현 소화기내과 교수는 "이런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확인되면 꼭 제균 치료를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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