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 넘긴 롯데, 지주 출범 후 첫 상장 시험대 오른다

입력 2018-07-03 06:12
수정 2018-07-03 16:58
고비 넘긴 롯데, 지주 출범 후 첫 상장 시험대 오른다



롯데정보통신 이달 말 상장 추진…"경영 투명성 강화"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 신동빈 회장의 부재에도 '경영권 방어'에 성공한 롯데그룹이 지배구조 개편과 경영 투명성 강화에 속도를 낸다.

3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의 정보기술(IT) 전문 계열사인 롯데정보통신은 지난달 중순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데 이어 공모가 확정, 청약 등의 절차를 거쳐 이달 말 상장할 예정이다.

롯데정보통신의 상장은 지난해 10월 롯데지주가 출범한 이후 첫 기업공개(IPO)이다.

롯데지주는 출범 당시 기업 및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투명성 작업을 이어가겠다며 이를 위해 여러 계열사의 상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첫 주자인 롯데정보통신은 이번 상장을 통해 IT 신기술 융복합을 통한 플랫폼 비즈니스 확대, 해외사업 강화, 우수 솔루션 발굴을 통한 혁신 생태계 구축 등에 역량을 집중해 글로벌 IT 전문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1996년 설립된 롯데정보통신은 지난해 매출 6천913억원, 영업이익 327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롯데지주가 롯데정보통신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롯데정보통신 상장을 앞두고 해외 기업설명회(IR)도 준비하고 있다"며 "지주 출범 후 첫 상장인 만큼 성공적인 상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YNAPHOTO path='AKR20180702148700030_02_i.jpg' id='AKR20180702148700030_1201' title='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caption='[연합뉴스 자료사진] '/>

현재 90여 개가 넘는 한국 롯데 계열사 가운데 상장사는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롯데쇼핑, 롯데하이마트,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롯데손해보험, 롯데지주, 롯데제과, 현대정보기술 등 10개사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롯데지주는 계열사 흡수합병 등을 통해 유통, 식품, 금융 부문 52개사를 거느린 지주사로 거듭났다.

그러나 나머지 화학, 건설 분야 계열사 등은 여전히 일본 주주의 영향력 아래 있다.

롯데케미칼, 롯데물산, 롯데알미늄 등의 주요 주주인 호텔롯데의 지분 99%를 롯데홀딩스 등 일본 주주가 갖고 있기 때문이다.

지분 구조상 일본 롯데가 중간지주회사인 호텔롯데를 통해 한국 롯데의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여서 이를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지주회사 체제 완성을 위해선 호텔롯데 상장과 화학, 건설, 상사 등 나머지 주요 계열사의 지주회사 편입이 필수적이다.

일본 지분이 높은 계열사를 롯데지주에 포함하기 위해서는 일본 경영진과 주주들에 대한 설득작업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신동빈 회장의 구속수감 상태에서는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롯데 안팎에서 나온다.

신 회장은 지난 29일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이뤄진 형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표 대결에서 승리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제안한 신동빈 회장의 롯데홀딩스 이사 해임안이 부결되면서다.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의 강한 의지에 따라 지주회사가 출범했지만 완벽한 지주회사 완성을 위해선 호텔, 화학, 물산 등 계열사도 지주로 편입해야 한다"며 "한일 양국을 오가며 주주들을 유일하게 설득할 수 있는 신 회장이 현재 처한 상황이 어서 해결돼 이런 문제를 풀어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gatsb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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