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민속박물관장 마친 천진기 전주관장 "난 행운아"

입력 2018-07-01 15:01
7년 민속박물관장 마친 천진기 전주관장 "난 행운아"

22년만에 중앙박물관으로…"전북 문화 네트워크 형성하고파"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국립민속박물관장이 되고 학예직으로 실험하고 싶은 것들은 실컷 했다는 점에서 저는 행운아입니다."

2011년 5월 40대에 국립민속박물관 수장이 된 천진기(56) 관장이 1일 국립중앙박물관 소속 국립전주박물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천 관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1996년 6월 국립중앙박물관 유물관리부를 떠난 뒤 22년 만에 복귀"라며 "민속학 전공자로서 전주에서 하고 싶은 일이 많다"고 말했다.

안동대 민속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 국립민속박물관 비정규직으로 입사한 천 관장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학예연구사로 5년 남짓 근무했다.

이어 국립문화재연구소 예능민속연구실을 거쳐 1999년 친정인 국립민속박물관으로 자리를 옮겼고, 민속연구과장을 거쳐 2011년 공모를 통해 민속박물관장이 됐다.

그는 민속박물관 직원들과 작별 인사를 했느냐는 물음에 지난달 29일 아침 시전지에 "때가 됐네요. 그저 감사하고 고맙습니다"라고 적은 뒤 사진을 찍어 이메일로 보냈다고 답했다.

천 관장은 민속박물관장 재임 기간 공과를 평가해 달라는 부탁에 청바지, 소금, 쓰레기를 주제로 한 특별전을 거론하며 "민속이 진부하고 오래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리고, 시대의 이슈를 다루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박물관 유물을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최대한 공개하고, 파주에 신규 수장고 건물을 착공해 유물 관리 공간 부족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천 관장은 "민속박물관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새로운 박물관장이 오시면 다른 관점에서 박물관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 천 관장은 "전주박물관은 중앙박물관처럼 역사학, 고고학, 미술사학 전공자가 많다"면서도 "전주는 한식·한지·한옥으로 유명한 맛과 멋의 고장이자 한국문화의 본향이라는 점에서 민속학과 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민속박물관장 경험을 살려 전북 문화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지방 박물관이 활성화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싶다"며 "국립중앙박물관 소속박물관은 특성화가 중요한데, 전주박물관은 민속까지 아우르는 박물관이 되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혔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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