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속으로 들어온 정치인들…"소통의 연장선"

입력 2018-07-01 06:00
TV 속으로 들어온 정치인들…"소통의 연장선"

'썰전' 노회찬 합류…관찰 예능 출연도 많아져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최근 정치인들이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일이 많아졌다.

시청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 호감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JTBC 시사 예능 프로그램 '썰전'은 지난달 28일 방송을 끝으로 하차한 유시민 작가의 빈자리를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로 채운다.

노 대표는 진보 측 패널로 출연해 박형준 교수와 토론을 벌이게 된다.

현직 국회의원이 시사 예능 프로그램에, 그것도 고정으로 출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 대표는 최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썰전'은 이미 몇 번 출연해 익숙한 프로그램이다. 정치에 관해서 토론하는 것이 넓은 의미에서는 소통이기 때문에 국민과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뜻으로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팟캐스트도 해왔기 때문에 그 연장선이라고 생각한다"며 "정치인이라고 해서 권위 있게 앉아있는 모습이 아니라 논쟁 한가운데, 민생 한가운데 뛰어들기 위해 출연한다"고 부연했다.

노 대표는 평소 대중적이고 유머러스한 이미지를 유지해온 정치인이다.

유시민 작가도 '썰전'을 떠나면서 "제 자리에 오실 분은 저보다 더 유익하고 재미있게 하실 분"이라고 말했다.

친근감을 줄 수 있는 관찰형 가족 예능에 정치인이 고정 출연한 사례는 더 많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인은 부인 김혜경 씨와 함께 지난해 7~9월 부부 예능 SBS TV '동상이몽' 시즌2에 출연해 집까지 공개하며 현실적인 부부의 모습을 보여줬다.

당시 이 당선인은 "과하지 않은 예능은 정치인이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기에 좋은 창구"라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출연하게 됐다"고 말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작년 7월 tvN '둥지탈출'에 아들과 함께 출연했다.

선거를 앞두고는 정치인들을 예능 프로그램에서 더 자주 볼 수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안철수 전 의원 등이 출연했던 SBS TV '힐링캠프'를 비롯해 19대 대선 후보들이 나와 화제가 됐던 SBS 모비딕 '양세형의 숏터뷰',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심상정 의원, 손혜원 의원, 나경원 의원 등이 출연한 KBS 2TV '냄비받침'에서는 정치인들이 일회성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정치인들은 예능에 출연해 의외의 모습을 보여주거나 숨겨진 개그감을 뽐내기도 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1월 MBC TV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입담을 과시했다.

당시 MC 김구라가 "당내 경선을 앞두고 정치인이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는 것이 시선이 좋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하자 "여론조사 했더니 게임 끝났더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함께 출연한 김흥국의 히트곡인 '호랑나비' 춤을 따라 하기도 했다

지난 3월에는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과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이 tvN '인생술집'에 출연했다.

두 의원은 방송에서 정계에 입문하게 된 과정부터 가족 등 개인적인 이야기를 털어놓고 숨겨진 악기 연주실력까지 보여줬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구설에 오르기 쉬운 정치인이 예능에 출연하는 것은 부담이지만 친근감을 높일 수 있어 출연이 이어지고 있다.

한 방송계 관계자는 "고정된 이미지가 있는 정치인들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기존과는 다른 친근하고 푸근한 이미지로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며 "방송국 입장에서도 연예인이 아닌 정치인 출연을 통해 화제성을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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