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경제, 무역전쟁보다 더 큰 위협은 수요 부진"
수출 양호하지만 국내 지표 성장세 둔화
인민은행, 부채 축소·완화 사이에서 '고심'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중국 경제를 불안하게 보는 시각이 늘고 있다.미국과의 무역전쟁 위험이 고조되고 있지만 실제론 자국내 수요 약화 등 경기부진의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리스크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과의 무역 갈등보다는 국내 수요 약화 등 경기 둔화 가능성이 중국 경제에 더 큰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의 수출 지표가 아직 양호한 편이지만 고정자산투자, 소매판매 등 국내 지표가 나빠졌다면서 부채에 의존한 경제 구조와 결별하려는 중국 정책 결정권자들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1∼5월 누적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6.1%로 199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소비자 수요 척도인 소매판매 역시 2003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연간 경제 성장률을 6%대로 줄이는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 시대를 맞은 중국은 작년 경제성장률이 6.9%로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투자 등 여러 경제 지표가 작년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서 예상보다 빠른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간 중국 정부는 경제 위기의 잠재적 뇌관으로 평가되는 부채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춰 통화·금융 정책을 집행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미국과의 무역 갈등이 심화하는 등 대외 여건이 악화하는 가운데 경기 성장세 둔화 조짐까지 나타나자 중국 당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을 인하해 시중에 7천억 위안의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하면서 중국 통화 정책이 완화 방향으로 돌아서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인민은행은 다음달 5일부터 주요 은행의 지준율을 0.5%포인트 인하한다.
쉬가오 광다증권자산관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거시경제 정책에는 절대적인 것이 없고 부채 축소 정책이 성공하려면 유연하고도 실용적이어야 한다"며 "외부적으로는 무역 문제에서 오는 위험이 있고 내부적으로는 경기 하강 우려가 무척 강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인민은행은 지준율을 인하하면서 시중에 추가로 공급되는 자금이 출자전환을 통한 부실 축소, 중소기업 대출 등에 국한돼 쓰이도록 제한했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통화 정책 전환을 예고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에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맥쿼리 캐피탈의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인 래리 후는 "부채 축소가 올해 최우선 순위에 남아 있다"며 "명백하게, 인민은행은 너무나 강력한 완화 시그널을 보내기를 원치 않는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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