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경찰서 앞 폭발은 테러"…경찰, 용의자 추적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지난 20일 베트남 남부 경제중심지 호찌민시의 한 경찰서 앞에서 일어난 폭발은 괴한에 의한 테러로 추정된다고 일간 뚜오이쩨 등 현지 매체가 22일 보도했다.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에서 폭탄테러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호찌민시 떤빈 경찰서는 폭발 직전 오토바이를 타고 경찰서 앞을 지나간 남성 용의자 2명을 추적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이 분석한 주변 폐쇄회로TV(CCTV) 영상과 목격자들의 진술을 종합하면 지난 20일 오후 2시께(현지시간) 용의자 가운데 뒷자리에 탄 남성이 경찰서 앞에서 뛰어내려 주차된 다른 오토바이를 향해 확인되지 않은 물체를 던진 뒤 다시 오토바이를 타고 동료와 함께 달아났다.
직후 2차례 강한 폭발이 있었고 근처에 있던 여경 1명이 폭발에 따른 충격으로 부상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후 남성 경찰관 2명도 입원해 치료를 받았으며 경찰서 건물 안에 있던 다수 오토바이가 파손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테러는 과격한 반중(反中) 시위대가 베트남 남부지역 곳곳에서 공공건물과 차량 등을 파손하는 일이 있었던 후 불과 열흘 만에 발생한 것이어서 관심을 끌었다.
지난 10일 베트남 남동부 빈투언 성에서 반중 시위대가 인민위원회 건물 울타리를 부수고 차량과 경비초소 등을 불태운 뒤 진압하는 경찰에 화염병과 돌을 던져 최소 45명의 경찰관을 다치게 했다.
이어 11일에는 빈투언 성의 한 소방서에 주차된 차량을 불태우고 돌을 던지는 일이 발생했다.
반중 시위는 베트남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경제특구 조성 관련 법안에 외국인 투자자에게 최장 99년간 토지를 임대할 수 있는 조항이 들어가자 "중국에 특혜를 줘 국가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 시작됐다.
법안에 중국에 대한 언급이 없지만 베트남 사회 저변에 짙게 깔린 반중감정이 폭발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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