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무역분쟁·강달러에 IT대형주 타격…외인 '팔자' 집중돼

입력 2018-06-18 16:49
G2무역분쟁·강달러에 IT대형주 타격…외인 '팔자' 집중돼

전문가들 "외국인 매도는 단기적 현상"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유현민 임은진 기자 =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IT 대형주가 18일 미중 무역분쟁과 미국 달러화 강세에 자극받은 외국인 매도 공세의 직격탄을 맞았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7.80포인트(1.16%) 내린 2,376.24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3월 5일의 2,375.06 이후 약 석달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장중 한때는 2,365.31까지 떨어졌다. 지수가 장중 2,360대로 내려앉은 것은 2월 중순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코스닥 지수는 낙폭이 더 커 25.99포인트(3.00%)나 떨어진 840.23으로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가 3% 이상 내린 것은 바이오주의 동반 급락을 겪은 지난달 8일의 3.40% 하락 이후 약 한달 반만이다.

최근 거세진 외국인의 '팔자'가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3천190억원을, 코스닥시장에서는 233억원을 각각 팔아치웠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은 지난 11일이후 5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벌여왔으며 이 기간 누적 순매도액은 1조4천135억원에 달한다.

특히 이날은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를 1천899억원어치, SK하이닉스를 634억원어치를 각각 내다파는 등 IT 대형주를 대거 순매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외국인 순매도액 1위와 2위를 각각 차지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2.20% 하락한 4만6천600원에 장을 마감했고 SK하이닉스는 3.45% 내린 8만4천원으로 주저앉았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 인상 등으로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미중 무역분쟁 우려가 다시 부각된 게 외국인 자금 이탈을 부추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IT업종의 경우 중국 제품의 미국 수출길이 막히면 반도체 같은 한국 제품의 중국 수출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팔자'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외국인이 신흥국 전반에 걸쳐 주식을 많이 팔고 있다"며 "신흥국 시장이 앞으로 어려워질 것이라고 예상해 외국인이 차익 실현 매물을 내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늘 IT주가 크게 내린 것은 미국과 중국의 '고래 싸움'에서 우리 IT업체의 '새우등'이 터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며 "특히 신흥국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시총 상위권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더 크게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최근 외국인 매도세와 증시 조정 흐름이 추세적인 하락을 걱정해야 할 정도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빠지고 있지만 문제가 되는 몇몇 국가 외에 신흥국 경상 수지가 대체로 안정돼있어 위험이 확산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특히 한국은 증시 펀더멘털(기초여건)이 강해 신흥국 문제가 해결되면 반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도 "펀더멘털 측면에서 (한국기업) 주가가 떨어질 이유는 딱히 없다. 달러 강세에 따른 신흥국 비중 축소와 그에 따른 외국인 매도는 단기적 현상이라고 본다"며 "원화 약세는 오히려 수출기업의 실적 전망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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