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대통령'과 가까운 김정호 김해을 보선 당선인 역할 주목

입력 2018-06-14 03:11
'두 대통령'과 가까운 김정호 김해을 보선 당선인 역할 주목

김경수 "저보다 더 가깝다"…'노무현 지킨 사람, 문재인 도울 사람'

(김해=연합뉴스) 정학구 기자 = '바보 노무현'이 바보라고 불렀던 남자, '노무현의 마지막 비서관' 김경수가 자신보다 노무현·문재인 두 대통령과 더 가깝다고 소개한 사람.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김정호(57) 당선인을 가리키는 말이다.

김해을 국회의원직을 던지고 경남도지사 선거에 도전한 김경수 당선인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것이다.

지난달 김 후보 사무실 개소식에서 당시 김경수 도지사 후보는 "김정호 후보는 저보다 더 노무현·문재인 두 분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이다"라며 "대통령이 힘들고 어려울 때 속내를 털어놓고 얘기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이다"라고 소개했다.



김 후보는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총무비서관실 인사 담당과 구매 담당 선임행정관을 거쳐 대통령기록관리비서관을 지냈다.

인사도 물론 중요하지만, 말썽 많은 구매 담당을 맡긴 것은 그만큼 노 대통령이 절대적인 신임을 보인 것이라고 김경수 후보는 설명한 바 있다.

김 당선인은 2008년 2월 노 대통령 퇴임 후 봉하마을로 귀향하는 대통령과 동행, 대통령이 떠난 뒤에도 10년 가까이 봉하마을을 떠나지 않고 묵묵히 생태농업을 이어왔다.

'뚝심'을 보여준 그가 선거에 나서기 직전 맡고 있던 직책은 농업회사법인 ㈜봉하마을 대표이사였다.

문재인 대통령 후보 시절엔 '전공'을 살려 농업정책 특보로 역할을 했다.

김 후보는 선거공보물에 노 전 대통령과 일화를 소개해놓았다.

봉하마을에 온 노 전 대통령이 농사를 짓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아무도 선뜻 나서지 않은 가운데 농사라곤 지어본 적이 없는 김정호 비서관이 나섰다. 그리곤 매일 논에 가서 살았다.



이를 지켜본 노 전 대통령이 던진 한마디가 바로 "김정호 쟈, 바보 아이가?"였다.

부산에서 중·고교를 졸업하고 부산대에 진학한 김정호는 재학 중이던 1985년 11월 민주화운동을 하다 구속됐다.

이때 노무현 변호사가 변론을 맡으며 두 사람 간 인연이 시작됐다. 1988년엔 당시 43살이던 노 변호사가 김정호의 결혼식 주례를 서기도 했다.

청와대에 가기 전 김정호는 부산에서 민주시민협의회, 민족민주운동연합, 민족민주연합 등 재야 시민단체에서 활동했다.

이번 선거에서 그는 '노무현을 지킨 사람, 문재인을 도울 사람, 김경수와 일할 사람'으로 구호를 정했다.

선거기간 김해 지원유세에 나섰던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뚝심을 지킨 김정호 후보는 바보 노무현을 너무도 닮았다"며 "대통령이 꿈꾸었던 것처럼 김정호 후보도 아름답고 잘사는 김해를 반드시 만들 것이다"라며 지지를 호소한 바 있다.

캠프 제목도 '뚝심 캠프'로 정한 그는 "남북철도를 연결해 김해를 신실크로드의 출발점이자 신공항과 부산신항, KTX 김해역을 연계한 동북아 물류의 중심지로 발돋움시키겠다"고 원대한 구상을 밝혔다.

그는 당선 소감에서 "지난 한 달여 기간은 저 자신과 제 비전·약속을 시민 여러분에게 제대로 알리기에 너무도 짧은 시간이었다"고 스스로 밝혔다.

봉하마을에서 보낸 10년 세월이 짧지 않았고 노풍(盧風·노무현 바람)의 진원지에서 생태농업을 실천하며 노무현 정신을 구현해왔다지만 시민들에겐 다소 생소한 것이 사실이다.

시민들 속에 들어가 스킨십을 나누며 동시에 국정을 논하고 감시하는 능력을 검증받을 시간이 비로소 시작된 것이다.

부인 김기영(55) 씨와 1녀 1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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