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푸틴, 베이징서 회동…한반도 해법 논의(종합2보)

입력 2018-06-08 23:06
수정 2018-06-08 23:06
시진핑·푸틴, 베이징서 회동…한반도 해법 논의(종합2보)



신화통신 "중러 정상, 한반도 정세 깊이 있게 의견 교환"

푸틴 "최근 러-북 접촉서 건설적 협상에 대한 北태도 확인"



(베이징·모스크바=연합뉴스) 심재훈 유철종 특파원 =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8일 중국을 공식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한반도 해법에 대해 논의했다.

푸틴 대통령은 중국 칭다오(靑島)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차 이날 오후 베이징(北京)에 도착해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열어 양국관계 증진 방안을 논의하고, 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조율했다.

신화통신은 "양국 정상이 한반도 정세와 이란 핵 문제 등 공동 관심이 있는 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이날 회담에서 "중러는 유엔 안보리 상임 이사국으로서 국제 질서와 체계를 지키고 주요 국제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를 촉진하며 세계 평화와 안전을 수호하는데 적극적인 역할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해 한반도 문제에서 중러 간 결속 의지를 내비쳤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양국 간 전략 합작 동반자 관계를 심화하는 것이 러시아 외교의 우선순위"라면서 "양국은 서로 핵심 이익과 중대 관심사를 배려하고 국제 문제에서 소통과 조율을 강화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와 중국은 한반도와 동북아 전체에서 평화와 안정이 정착되는 데 관심이 있다"면서 "남북한 간 협상이 러·중 '로드맵'(한반도 문제의 평화적·단계적 해결 구상)의 논리를 따라 진행되고 있는 것이 기쁘다"고 밝혔다.

푸틴은 이어 "최근 러북 접촉은 북한이 건설적 작업(협상)에 임할 준비가 돼 있음을 확인해줬다"면서 북한이 진지한 비핵화 협상에 임할 의지가 있음을 강조했다.

푸틴이 언급한 '최근 러북 접촉'은 지난달 말 이루어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방북을 의미한다.

라브로프 장관은 지난달 31일 북한을 방문해 리용호 외무상과 회담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도 면담했다.

중러 정상은 또 회담 뒤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도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이고 종합적인 해결을 위한 공조를 지속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 회동에서 남북한과 미국이 참여하는 종전선언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6자회담 당사국인 중러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그 대응책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중러 양국 정상은 지난해 7월 모스크바에서 쌍궤병행(雙軌竝行·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협상)과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에 바탕을 둔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단계적 해결 구상을 담은 '로드맵'을 공동 성명 형태로 발표한 바 있다.

이와 더불어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미국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양국관계를 한층 더 강화하기로 했다.

신화통신은 "양국 정상이 각 분야 협력을 확대 및 심화하며 신시대 중러 관계가 더욱 높은 수준에서 큰 발전을 이룩하자는데 합의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이날 회담에서 "국제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중러는 시종일관 상대방의 핵심 이익 수호를 지지해왔다"면서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상호 신뢰를 공고히 하고 국제 협조를 긴밀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양국 (우호) 관계가 역사상 최고 수준에 달해 전 세계 국제 관계의 모범이 되고 있다"면서 "중국과 경제 무역, 투자, 에너지, 인프라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회담에서 이루어진) 국제 현안 논의는 많은 국제·지역 문제들에 대한 양국의 입장이 가깝거나 일치함을 확인시켜줬다"며 양국 간 공조를 강조했다.

푸틴은 유라시아 지역에서 통합 과정 심화와 조화를 위해 공동 노력을 지속하려는 의지를 확인하면서 특히 러시아가 주도하는 옛 소련권 경제협력체인 유라시아경제연합(EAEU)과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간 연계와 이에 기반한 유라시아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협력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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