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데이터 야구'는 '모바일게임' 같은 야구일까
감독 교체 후 '데이터 코치' 신설
정진식 코치 "실제로 훈련에 콘솔 게임 이용하기도…소통이 가장 큰 역할"
(창원=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감독 교체 후 시도하는 핵심적 변화는 '데이터 활용'이다.
유영준 NC 감독대행은 코치진을 개편하면서 '데이터 코치'를 새로 뒀다. 다른 구단에는 없는 코치 보직이다.
NC는 D팀(잔류군) 배터리코치를 지내던 정진식 코치를 N팀(1군)으로 올리면서 데이터 코치를 겸하도록 했다.
한화 이글스, 롯데 자이언츠에서 포수로 뛰었던 정진식 코치는 선수 은퇴 후 롯데에서 약 4년, NC에서 약 6년 전력분석원 경력을 쌓았다.
NC는 데이터 코치의 역할을 '구단의 데이터팀, 전력분석 파트와 긴밀히 협업하는 역할'이라고 설명한다.
유 감독대행은 자신이 데이터 코치 신설을 주도했다면서 "데이터 부문을 강화할 것이다. 정진식 코치는 전력분석 경험이 많고, 동료들의 평가도 좋다. 영상 분석과 파악에 굉장한 능력이 있다"며 기대했다.
NC는 지난 3일 현역 최고령 사령탑 김경문 감독을 유 감독대행으로 교체하는 파격 조치를 단행하면서 프런트 영역이던 데이터 분석을 현장으로 끌고 들어왔다.
일각에서는 게임회사 엔씨소프트를 모기업으로 둔 NC가 '모바일 게임' 같은 야구를 하려는 게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모바일 게임 속 야구는 선수 개인 기록이나 팀간 승패 기록 등을 토대로 풀어나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진식 코치는 의외로 "훈련에 모바일 야구게임을 자주 활용한다"며 이런 시선에 거부감을 드러내지 않았다.
정 코치는 "포수들이 볼 배합을 쉽게 이해하도록 하는 방법의 하나가 게임"이라며 1∼2주일에 한 번 정도는 선수들에게 콘솔 야구게임을 시킨다고 밝혔다.
또 "경험이 부족한 육성군 선수들은 실전에서 긴장하게 되는데, '(모바일)게임을 하는 것처럼 해봐라'라는 말로 긴장을 풀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데이터 코치의 역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소통'이라고 강조한다.
정 코치는 "전력분석원으로서 현장에 전하고 싶은 데이터가 있어도, 조심스러워서 그러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선수들과 경기에 유용한 데이터를 현장에 잘 연결하는 게 나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데이터의 효과에 대한 확신도 있다.
그는 "데이터에 영상을 접목해서 선수들에게 설명하면, 더 잘 알아듣고 수정하는 시간도 짧아진다"며 "데이터양을 늘리겠다는 것이 아니다. 쓸데없는 데이터는 줄이면서 팀에 도움되는 데이터를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NC의 시도를 불안하게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높은 지지를 받았던 김경문 전 감독의 교체를 두고 팬들의 원성도 높아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데이터 야구로 좋은 효과가 나지 않는다면 정 코치에게 부담이 가중되는 것은 물론 유 감독대행 체제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
정 코치는 "위기는 곧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팀에 힘을 싣는 데이터 야구를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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