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새 지질시대 '인류세' 본격 연구 나선다

입력 2018-06-04 09:21
KAIST, 새 지질시대 '인류세' 본격 연구 나선다

다양한 분야 교수·연구원 참여하는 센터 설립…7년간 운영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새로운 지질시대를 지칭하는 '인류세'(Anthropocene)를 본격적으로 연구하기로 했다.

4일 KAIST에 따르면 과학기술정책대학원을 중심으로 다양한 전공 분야 교수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인류세 연구센터가 교내에 설립된다.

이 센터는 한국연구재단 융합연구 선도연구센터 지원 사업에 KAIST가 선정되면서 유치하게 됐다.

과학기술정책대학원, 문화기술대학원, 인문사회과학부, 산업디자인학과, 전기및전자공학부, 재난학연구소, 인공위성연구센터 소속 교수와 연구원이 참여한다.

7년간 시대 변화를 예측하고 공론화하는 융합연구를 진행한다.

연구비로 약 100억원을 지원받는다.

인류세는 네덜란드 화학자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파울 크뤼천이 처음 제안하면서 등장한 용어다.

플라스틱, 이산화탄소, 방사성 물질, 콘크리트 등 인간이 만들어낸 물질로 지구가 손상된 산업혁명 이후 시기를 지칭한다.

인류의 행동으로 지구환경이 더는 과거와 같은 지질시대로 묶일 수 없을 만큼 변했다는 관점을 반영했다.

지질학계에서 처음 제시된 개념이지만, 공학·인문사회과학·정책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다.

KAIST 인류세 연구센터는 인공위성을 활용한 한반도 지표·해양·대기 변화 기록 연구,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모델링으로 재난 예측·위험 거버넌스 체계 구축, 손상된 지구에서 살아남기 위한 지속가능 주거·교통·생활양식 전환 연구, 인간과 지구의 새 미래를 상상하기 위한 연구 등을 할 예정이다.

인류세 담론 공론화와 연구 성과 확산을 위한 소통 활동도 펼친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공동연구를 하는 한편 센터 수립 3년 차와 7년 차에는 서울시립과학관과 연계해 인류세 특별전시를 할 방침이다.

아울러 정기 간행물을 발간하고 대학원 협동 과정을 신설한다.

연구책임자인 박범순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 교수는 "인간과 지구를 키워드로 삼아 과학, 공학, 인문학, 사회과학, 예술 패러다임 변화를 살필 것"이라며 "더 나은 인류의 삶과 더 나은 지구를 함께 추구하는 데 필요한 기술과 사회정책을 만들어나가는 데 이바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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