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지역 장애인 권리·복지 미흡" UNESCAP 보고서 번역발간
KOICA·장애인개발원, 관련단체에 배포…"인권개선 노력 계속돼야"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한국장애인개발원과 함께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UNESCAP)가 영문으로 펴낸 '장애포괄적 아·태 지역사회 건설: 인천전략 상반기 이행 평가' 보고서를 30일 번역, 발간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2013년부터 5년간 진행한 '인천전략' 10개 목표에 대한 결과를 분석·평가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아·태 지역 장애인들의 권리와 복지는 여전히 미흡하며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UNESCAP 소속 62개 회원국은 1993년부터 10년 단위로 아·태 지역 6억5천만 명의 장애인을 위해 공동의 목표를 정하고 권리와 복지향상을 함께하기로 결의했다. 첫 10년(1993∼2002)은 중국, 두 번째(2003∼2012)는 일본, 세 번째(2013∼2022)는 한국이 주도하고 있다.
회원국들은 2012년 10월 말 인천에 모여 빈곤 감소와 고용 전망의 증진, 정치 과정과 의사결정에 대한 참여의 증진 등 10개 목표와 27개 세부목표, 62개 지표를 정했고, 이를 계획이 수립된 지역의 이름을 따서 '인천전략'으로 부르기로 했다. 한국 정부는 인천전략이행기금 운영사무국을 한국장애인개발원으로 지정했고, KOICA는 이곳에 연간 7억 원 규모의 기금을 지원하고 있다.
UNESCAP는 제1 목표인 빈곤 감소와 고용 전망의 증진과 관련, 장애인은 여전히 극심한 빈곤에 처해있으며(빈곤율 적게는 3.9%, 많게는 20.6%까지 격차 발생) 비장애인보다 고용될 가능성이 2배에서 6배로 낮다고 밝혔다.
제2 목표인 정치 과정과 의사결정에 대한 참여의 증진 부문에서도 UNESCAP는 높은 점수를 주지 않았다. 17개 국가의 상·하원의원 4천960명 중 장애인 의원은 18명에 불과하며 수도권 내 투표소 가운데 59.8%만이 장애인들이 접근할 수 있었다고 근거를 제시했다.
제3 목표(물리적 환경, 대중교통, 지식, 정보 및 의사소통에 대한 접근성의 향상)에 대해서도 장애인들이 맞닥뜨리는 다양한 유형의 장벽에 종합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정부 건물과 공항의 접근성이 확보된 경우에도 이동 약자에게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다양한 유형의 장애인이 접근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지역 내 정부 지원 의료서비스와 장애급여 제도는 각각 30%, 28%로 낮은 편(제4 목표 사회적 보호의 강화)이며 초등학교에서 중등학교로 진학하는 장애아동의 비율은 52.7%에 불과한 것(제5 목표 장애아동에 대한 조기개입 및 교육의 확대)으로 조사됐다.
UNESCAP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여성 장애인의 고용률은 남성 장애인보다 낮았고, 18명의 장애인 의원 중 5명이 여성 의원으로 나타나 제6 목표인 성 평등과 여성의 역량 강화도 더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아·태 지역 내 43개국이 장애인권리협약 당사국이지만 13개 정부만이 국가 차원의 차별금지법을 제정했다며 '장애인권리협약 비준과 이행, 국내법의 조화 촉진'이라는 제9 목표도 적극적으로 달성해야 한다는 요구도 내놨다.
보고서는 5년의 교훈을 바탕으로 인천전략의 성공적인 이행을 위해 아·태 지역이 앞으로 5년간 어떤 추가적인 노력을 해야 하는지 과제들도 제시하고 있다.
두 기관은 보고서를 장애인의 인권을 고려한 사업 관리와 평가를 위해 KOICA 직원을 비롯해 한국장애인재활협회,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등 시민단체 등에 배포할 계획이다.
이미경 KOICA 이사장은 "우리는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Leave no one behind) 발전'이라는 지속가능한 개발목표(SDGs)의 기본정신을 바탕으로 장애인의 권리실현을 위해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인천전략을 계기로 장애 포괄적 개발협력사업을 선진적으로 이행하고, 나아가 SDG 16번 목표에서 강조하는 평화·인권·민주주의의 핵심가치 구현과 그 중요성을 홍보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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