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장실 혁명' 가속…개방 캠페인 동참 사업체 '봇물'

입력 2018-05-29 15:52
중국 '화장실 혁명' 가속…개방 캠페인 동참 사업체 '봇물'

시진핑 주석 드라이브 후 공중 화장실 7만여 개 신·개축

SCMP "5개 도시, 사업체 화장실 수천 개 개방 계획 발표"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 이후 강도 높게 추진 중인 중국의 '화장실 혁명'이 업계의 동참으로 탄력을 받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9일 화장실 혁명 캠페인에 호응해 화장실을 대중에게 개방하는 사업체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고 보도했다.

화장실 혁명은 시 주석이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한 캠페인으로, 중국의 낡고 비위생적인 화장실을 현대식으로 개조하거나 신설하자는 운동이다.

시 주석은 1980년대 초 허베이(河北) 성 정딩(正定)현 부서기로 근무할 때부터 화장실 문제를 중요하게 여기고 농촌의 '푸세식 화장실' 개조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했다.

시 주석이 2015년부터 화장실 혁명 드라이브를 건 이후 중국 전역에서 총 7만여 개의 공중 화장실이 새로 건설되거나 개조됐다고 SCMP는 전했다.

특히 최근 몇 주 새 중국의 5개 도시가 지역 내 사업체들의 화장실 수천 개를 대중에게 개방하는 계획을 발표했다고 신문은 밝혔다.

저장(浙江) 성도인 항저우(杭州)시의 장간(江乾)구 정부는 관내 사업체, 호텔 등 64곳과 화장실을 대중에게 개방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장간구 정부는 연말까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사업체를 49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구 정부와 화장실 개방 협약을 맺은 사업체는 화장실 개방 사실을 알리는 표지판을 게시하고 하루에 최소 8시간 화장실을 주민에게 개방해야 한다고 장간구 정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대신 구 정부는 사업체에 연간 화장실 1곳당 1천 위안(약 17만 원)을 유지 관리 비용으로 지원하게 된다.

허베이성 성도인 스좌장(石家莊)시,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시, 저장성 린하이(臨海)시, 쓰촨(四川)성 네이장(內江)시 등도 관내 사업체들과 협력해 유사한 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민간 사업체 화장실 개방 정책에 대해 해당 지역의 주민들을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이 정책이 실효성을 거두려면 관련 사업체가 화장실 개방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항저우시에 거주하는 30대 여성은 "해당 빌딩의 화장실을 개방한다는 안내 표시를 분명하게 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이 계획은 행인들에게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외국인 관광객들도 관련 민간 사업체 화장실의 개방 사실을 손쉽게 알 수 있도록 영어 안내판을 제대로 설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한편 시 주석이 화장실 혁명을 주창한 이후 중국에서는 와이파이 이용이 가능하거나 바이오 처리 기능을 갖춘 화장실까지 다양한 형태의 최첨단 공중 화장실이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후베이(湖北)성 성도인 우한(武漢)시가 공중 화장실 관리자 2명을 채용하는 공고를 내면서 최소 대학교 졸업을 자격 요건으로 내걸었다가 비판여론에 휩싸이기도 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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