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울 수 있어 기뻐"…교통사고 합의금 기탁한 독거노인
(순천=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전남 순천에서 홀로 사는 노인이 교통사고 합의금을 불우이웃에 써달라며 기탁했다.
28일 순천시에 따르면 지난 23일 왕조1동 행정복지센터(동사무소)에 이모(70)씨가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다'며 현금 600만원을 들고 찾아왔다.
조례동에 사는 이씨는 올해 1월 교통사고를 당해 입원했으며 지난달 퇴원하면서 합의금으로 600만원을 받았다.
이씨는 기초생활수급자로 매달 1인 가정 최저생활비로 50여만원을 받으며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인도 어려운 환경이지만, 이씨는 "자기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위해 써달라"며 합의금 전액을 동사무소에 내놓았다.
동사무소 측은 이씨가 12평 남짓한 단칸방에서 홀로 살며 20년 이상 된 세탁기와 냉장고 등을 그대로 사용하는 등 어렵게 생활하고 있어 후원을 정중하게 거절했다.
이씨는 오히려 "남을 도울 기회로 기쁘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고 동사무소 측은 200만원만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하고 나머지 400만원은 이씨의 계좌에 입금했다.
왕조1동 관계자는 "왕래하는 가족도 없이 누구보다도 외롭고 어려울 텐데 오히려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에 감사했다"며 "기탁받은 후원금은 전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복지사각지대 대상자 10세대에게 전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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