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 신공항' 오거돈 재추진에 타후보들 "이제 그만하자"

입력 2018-05-17 20:13
'가덕 신공항' 오거돈 재추진에 타후보들 "이제 그만하자"

부산시장 선거 후보자 4명 첫 TV토론…현안 놓고 열띤 공방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17일 열린 6·13 지방선거 부산시장 선거 후보자 첫 TV토론회에서 후보자들은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 일자리 문제 등을 놓고 열띤 공방을 벌였다.

신공항을 주제로 한 토론에서는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을 주장한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후보에 대해 자유한국당 서병수, 바른미래당 이성권, 정의당 박주미 세 후보는 반대 입장을 밝히며 오 후보를 협공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성권 후보는 "가덕도 신공항을 재추진하는 오 후보의 충정은 이해한다. 그러나 가덕도는 4년 전에도 추진했다가 실패로 끝났다. 이번에도 사기극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며 "김해신공항의 소음과 안전 문제는 국토부와 지자체가 협력하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공항 문제는 이제 끝내고 시민의 삶의 문제, 민생문제를 논의해야 한다. 시민들이 피곤해한다"고 말했다.

서 후보는 "김해신공항의 기본계획이 8월에 나온다. 오 후보는 현실 가능성 없는 가덕도 신공항을 이 시점에 이야기해서 영남 5개 시·도의 갈등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다.

박 후보는 "신공항 문제의 정치적 논쟁은 이제 끝내야 한다. 10년간 많은 사회적 비용을 들여 김해공항 확장안으로 5개 광역단체장이 합의한 것을 오 후보가 깨고 있다"며 "오 후보는 지금이라도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을 철회해야 한다. 시민들이 식상해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오 후보는 "동북아 해양수도 부산의 백년대계를 위해 가덕도 신공항은 꼭 필요하다. 문재인 대통령도 24시간 운영이 가능한 동남권 관문공항을 공약했다. 약속을 제가 실현하겠다"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신공항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2천억원을 들여 가동조차 못 하는 해수담수화 시설과 같은 꼴이 된다"며 "신공항 문제는 경제적인 문제다. 정치적인 문제가 아니다. 가덕 신공항과 관련해 전문가들 간의 토론회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일자리 창출 방안과 관련해 오 후보는 "해운, 조선, 자동차, 철강, 기계 등 전통 산업에 신기술을 접목해서 부가가치가 높은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관광, 마이스, 서비스 산업 창업을 유도하고 고용재난지구 지정 추진 등을 통해 관련 정부 재원을 끌어오겠다"고 약속했다.

박 후보는 "지금의 노동 시간을 줄여 일자리를 늘리고, 비정규직을 직고용하는 한편 노동 부시장직을 만들어 부산 일자리를 튼튼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서 후보는 "지속 가능한 일자리는 민간 부문에서 나온다"며 "지난 4년간 일자리 시장으로 전념한 결과 111개 민간기업에서 1만3천명의 신규 고용을 이뤘다. 이제 성과가 나고 있다"고 자평했다.

개별 질문에서 오 후보는 서 시장이 추진한 중앙버스전용차로(BRT)와 관련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서울시는 1시간당 150대 버스 통행구간, 4차로 광역도로에 BRT를 하고 있다"며 "부산 동백역∼내선교차로 구간은 1시간에 버스 80대가 다니는 곳이라 설치 기준에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서 시장 4년 재임 동안 시정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쏟아졌다.

박 후보는 "서 시장의 시정은 부패와 불통 사례가 너무 많았다. 시청이 9번 압수수색을 받았다"라며 "부산시를 부패와 무능의 시로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오 후보는 "서 후보는 재임 시 2014년 '다이빙벨' 상영 금지 논란을 일으켰고 부산국제영화제도 파행을 겪었다"며 "이용관 집행위원장을 인사 조처 요구했는데 청와대의 직접 지시를 받고 했나"고 따져 물었다.

이에 서 후보는 "지자체장이 어느 누구로부터 지시를 받을 위치에 있지 않다"며 "이 집행위원장은 횡령 등 사법적인 문제로 감사를 받고 유죄 판결을 받은 사항이다. 자리를 떠난 것도 압력이 아니고 근무 기간이 다 돼서 떠났다"고 말했다.

서 후보는 오 후보의 해양수산부 장관 재직시 항만 투포트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공세를 폈다.

그는 "많은 전문가는 투포트 정책으로 부산항의 위상이 떨어졌다고 지적한다. 세계 2∼3위 부산항의 경쟁력이 5위로 떨어졌다. 이 시점에서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 주장도 과거와 같은 골든 타임을 놓치는 주장 아닌가"라고 말했다.

오 후보는 "서 후보는 항만을 잘 모르는 것 같다. 부산항이 물동량 5위가 된 것은 중국의 물동량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응수했다.

이날 후보자 토론은 부산·경남지역 민영방송 KNN과 국제신문 등이 공동 주관했다.

ljm70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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