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원 신임 국립국악원장 "올해 북한 가극 사업 추진"

입력 2018-05-17 16:48
임재원 신임 국립국악원장 "올해 북한 가극 사업 추진"

"통일시대 맞아 북한 음악 연구·국악 교류 확대"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임재원(61) 신임 국립국악원장이 남북 화합 분위기 속에서 북한 음악 연구 사업을 확대하고 남북 국악 교류 활성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임 원장은 17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는 북한 가극에 대한 학술회의와 자료 발간 등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향후 남북 전통음악 교류를 시도해 한반도 평화 조성에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국립국악원은 연주회와 학술회의, 관련 서적 발간 등을 통해 꾸준히 북한 음악에 관심을 가져왔다.

임 원장은 "북한 음악에도 전통음악이 있지만 악기 개량 등을 많이 한 터라 정체성이 짙은 음악이 많지는 않다"며 "(현재 북한 음악 연구 및 교류와 관련해) 여러 계획이 있지만 아직 성사 단계는 아니라 다음에 다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북한은 1950년대 중반부터 민족음악 현대화 사업을 시작했다.

전통악기 개량과 함께 성악의 발성, 창법, 가사, 음악양식도 현대 인민의 감성에 맞게 바꿨다. 전통민요의 선율과 장단을 북한식으로 편곡하고 가사를 바꾸는 방식이었다.

이 과정에서 판소리는 양반 지배 계층의 정서에 맞는 음악으로 평가돼 배제됐으며, 현재 전승되지 않고 있다. 판소리에서 중요하게 쓰이는 거친 발성도 듣기 싫은 소리라고 해서 사라지고 서도식의 맑은소리 중심으로 발전했다.

이날 간담회에 함께 자리한 김희선 국악연구실장도 "재외 동포 예술가 등과 접촉 중"이라며 "국립국악원이 남북 교류, 특히 전통음악 부분에 있어 중심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립국악원이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실행 기관으로 분류된 것과 관련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일어났다"며 "모든 일을 추진하면서 투명성과 공정성을 잊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국립국악원 직원 채용이 불공정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감사 결과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며 "채용 이후 결혼 등으로 가족이 된 경우가 많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 밖에도 국악계의 소통과 품격 등을 강조했다.

그는 "아직도 국민의 일상과 국악과의 간극은 좁혀지지 않았다"며 "삶 속에 국악이 머무를 수 있도록 전략 사업을 발굴하고 국악계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품격을 높이는 국악 콘텐츠 개발을 위해 종묘제례악, 세종조회례연 등 정통 궁중 예술 공연을 정규 레퍼토리화 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임 원장은 서울대 국악과 교수로서 후진 양성에 힘써왔으며, 대금 연주자로서도 왕성한 활동을 펼쳐왔다.

1982년 국립국악원 대금 연주단원으로 국립국악원과 첫 인연을 맺은 그는 KBS국악관현악단 부수석과 수석, 대전시립연정국악원 상임지휘자,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 등을 지냈다.

인사혁신처 공모를 통해 지난 3월 국립국악원장으로 취임했다.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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