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의보·황신모 단일화 압박 속 김병우 표밭갈이 분주
심·황 갈등 커 '각자도생' 행보…김 시·군 순회 '박차'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현역 진보 교육감과 보수 후보의 맞대결이 예상되던 충북교육감 선거가 3파전으로 굳어진 양상이다.
보수 단체가 주도한 심의보·황신모 예비후보 간 단일화 시도가 불발에 그치면서 재선에 나선 김병우 예비후보에게 보수계 후보 2명이 도전장을 던진 꼴이 됐다.
또 다른 보수 단체가 심·황 예비후보의 단일화를 재추진하고 있지만, 둘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성사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정책선거를 표방한 김 예비후보는 선거구 순회를 시작하는 등 표밭갈이에 나섰고, 심·황 예비후보는 보수계 표를 끌어모으기 위해 신경전을 벌이는 등 각자도생을 시작했다.
지난 9일 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출마 서류를 제출한 김 예비후보는 이튿날부터 각지에서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그는 지난 10일 재선하면 도교육청 홈페이지에 소통·참여 채널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내놓은 데 이어 옥천을 시작으로 시·군 순회에 나섰다.
옥천에서는 인문학 거리·인문학 놀이터 조성, 교권보호지원센터 설치, 무상급식 확대를 약속했고, 하루 뒤인 지난 11일 보은에서는 역사답사 프로그램 운영과 다문화 예비학교 남부권 설치를 공약했다.
반면 심·황 예비후보는 행사장 등을 돌거나 SNS를 통해 인지도 높이거나 정책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수성에 나선 김 예비후보의 4년간 교육정책을 문제 삼으며 보수층 결집도 시도하고 있다.
심 예비후보 측은 14일 보도자료를 내 '제16대 충청북도 교육감 김병우입니다'라는 섹션이 도교육청 홈페이지에 그대로 남아 있다고 꼬집었다.
선관위는 홈페이지에 이런 내용이 있는 것에 대해 "문제 될 게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그는 "교육청 홈페이지의 해당란을 삭제하고 정정당당하게 선거운동에 임하라"고 김 예비후보를 겨냥했다.
그는 또 황 예비후보에 대해 "'충북 좋은 교육감 추대위(추대위)'의 대표가 검찰에 고발된 만큼 이 단체가 준 추대증을 즉시 반납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황 후보는 심 후보를 오히려 '김 예비후보 2중대'라고 깎아내렸다.
심 예비후보가 지난 12일 열린 김 예비후보 선거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해 그를 "교육철학이 매우 훌륭한 분"이라고 추켜세운 것을 비꼰 것이다.
그러면서 "심 예비후보는 지금까지 반 전교조 기조의 후보 표를 분산시킬 의도로 단일화를 무산시킨 책임을 지고 즉시 후보에서 사퇴하라"고도 했다.
추대위 주관 보수 후보 단일화 논의가 무산되는 과정에서 얼굴을 붉힌 심·황 예비후보의 갈등은 이처럼 지속하고 있다.
'충북 좋은 교육감 추대 국민운동본부(충북 교추본)'가 후보 단일화를 다시 추진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두 후보의 입장차도 여전하다.
심 후보는 충북 교추본의 여론조사에 기대를 거는 반면 황 예비후보는 추대위가 심 예비후보의 단일화 협상 결렬 선언 이후 자신을 단일 후보로 추대했다며 더 이상의 단일화 절차는 없다고 못 박았다.
충북 교추본은 오는 16∼17일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모바일 투표에 나설 예정이지만 두 예비후보 중 어느 한쪽이라도 이 결과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보수계 갈등이 더욱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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