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내 필리핀 인력 '20만→50만 명'으로 늘어난다

입력 2018-05-10 13:41
중국내 필리핀 인력 '20만→50만 명'으로 늘어난다

영어교사·간호사·요리사 등 30만 명 중국 신규유입 전망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이 필리핀 노동자에 문호를 확대해 중국 내 필리핀 인력이 50만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0일 보도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대중국 경제 특사인 윌리엄 J 리마는 전날 홍콩에서 열린 포럼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리마 특사는 "20만 명으로 추정되는 기존 불법체류 인력에 더해 30만 명이 중국에서 합법적으로 일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를 합치면 중국 내 필리핀 인력은 50만 명에 육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필리핀과 중국의 관계가 현재 매우 좋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식적인 협정은 올해 안에 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중국 보아오 포럼에 참석한 두테르테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게 필리핀 노동자에 대한 문호개방을 요구했고, 이후 양국 간 필리핀 영어교사 고용에 대한 양해각서가 체결됐다.

중국이 고용하는 필리핀 노동자는 영어교사를 포함해 간호사와 간병인, 가사도우미, 보모, 요리사, 음악연주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리마 특사는 "필리핀 노동자에 대한 의료서비스 제공 등 세부 내용에서 이견이 있지만, 조만간 좋은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문호개방은 노령화로 인한 일손 부족 문제 해결과 함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이 첨예화하면서 필리핀을 우군으로 끌어들이려는 전략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필리핀은 세계 최대 인력수출국 가운데 하나다. 세계 180개국에 1천만 명이 넘는 근로자를 내보내고 있지만, 정식으로 노동협약을 체결한 국가는 13개국이다.

중국에는 공식적으로는 1만2천 명이 나가 있지만, 최소 20만 명이 불법체류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협정으로 중국에 불법체류하는 필리핀인들이 합법적인 신분을 획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SCMP는 "중국 본토의 영어교사 월급이 160만 원에 달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최저임금이 월 70만원에 못 미치는 많은 홍콩 내 필리핀 도우미들이 본토로 가길 원할 것"이라며 중국의 문호 개방으로 홍콩 내 인력난이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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