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광역단체장은 '여풍 무풍'

입력 2018-05-07 08:01
지방선거 광역단체장은 '여풍 무풍'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차지연 기자 = 사회 각계에 '금녀의 영역'이 줄고 여성 고위직 진출이 느는 등 여성시대에 접어들었지만 유독 지방선거에선 '여풍당당' 실종이다.

6·13 지방선거에서 여성 출마자들이 늘긴 했지만, 기초단체장 및 광역·기초의원 선거에만 해당한다. 가장 관심이 큰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여성후보는 사실상 '전멸' 수준이다.

7일 현재 주요 정당의 광역단체장 후보 공천 결과를 보면 여성후보는 손에 꼽을 정도다.

모든 지역의 공천을 끝낸 더불어민주당은 시도지사 후보 17명이 모두 남성이다. 호남 3곳을 뺀 14곳 후보를 확정한 자유한국당은 세종시장 송아영 후보 1명만 여성이다.

9곳의 공천을 마친 바른미래당에도 여성후보는 없고, 8개 시도 후보를 확정한 정의당에서는 박주미 부산시장 후보가 유일한 여성이다.

각 정당의 광역단체장 후보 경선 과정까지 범위를 넓혀보더라도 여성 출마자는 민주당에서 박영선 서울시장 예비후보, 홍미영 인천시장 예비후보, 양향자 광주시장 예비후보 정도였다.



이런 현상은 매번 선거 때마다 반복됐다.

1995년 시작해 이번에 7회째를 맞는 지방선거지만, 여성 광역단체장이 탄생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여성 광역단체장 후보는 3명, 2014년 지방선거에선 1명에 그쳤다.

각 정당은 선거 때마다 '여성 할당제' 등을 공언하지만, 공천 결과에서 보듯 체감할 만한 변화는 없었다고 할 수 있다.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여성후보를 찾아보기 힘든 것은 지방정치에서 여전히 '여성은 안 된다'라는 보수적 사회 분위기가 남아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여성의 사회적 진출을 가로막는 '유리 천장'이 깨지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여성 인재 풀이 적다는 것도 이유로 거론된다.

이정희 한국외대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여성의 정치활동이 활발해지고 있지만 광역단체장 후보 등으로 나서려면 저변에 여성이 많아야 하는데 아직 그런 풀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야 정당은 여성을 비례대표에 포함하거나 당선 가능한 지역에 배치하는 등 '배려'를 하고 있지만, 여성후보를 내세우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민주당 이춘석 사무총장은 "당의 원칙에 따라 광역단체장 후보를 경선으로 정하다 보니 경선 과정에서 여성후보들이 선출되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면서 "여성 자원 자체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국당 홍문표 사무총장은 "공천을 통해 후보가 되더라도 당선까지 돼야 하는데 여성들은 여러 제약이 있다"며 "따라서 여성을 비례대표에 포함하거나 당선 가능한 지역으로 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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