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가 뇌종양 유발? 의학논문 발표로 또 논쟁 촉발

입력 2018-05-03 16:40
휴대전화가 뇌종양 유발? 의학논문 발표로 또 논쟁 촉발

"영국 20년새 악성 뇌종양 갑절…핸드폰 영향일 수도"

반대학자들 '연구진 과장' 지적…"신발명품이라 자료축적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휴대전화 전자파가 뇌종양을 유발할 수 있다는 가설이 또 나와 해묵은 논쟁에 불을 붙였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공공 보건·환경 저널'에 실린 최근 논문을 인용한 바에 따르면, 지난 20여년간 다형교모세포종(GBM)으로 불리는 악성 뇌종양의 발병 건수가 2배 넘게 늘어났다.



GBM은 뇌종양 가운데 가장 악성으로 꼽힌다. 일단 발병되면 급속하게 종양이 커지며 환자 대부분은 1년 이내에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과학자들은 21년간 영국의 악성 종양 7만9천241개 사례를 조사한 결과, GBM의 연간 발생 건수가 1995년 1천250건에서 최근 3천건에 육박할 정도로 늘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들은 다른 형태의 뇌종양 발생 건수는 대체로 줄어들고 있지만 GBM은 그렇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이들은 측두엽 앞쪽에서 GBM 발생 비율이 증가하는 것과 관련해 "휴대전화기나 무선전화기 사용이 이 같은 신경교종(神經膠腫)의 활동을 촉진한다는 의심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데니스 헨쇼 박사는 "단순히 치료에만 집중하는 데서 벗어나 이 같은 종양 추세를 조금 더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논문 발표로 해묵은 전자파 유해 논쟁이 또다시 촉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과학자들은 휴대전화 전자파와 뇌종양 발생의 연관성을 놓고 지난 20년간 뜨거운 논쟁을 벌여왔다.

전자파가 뇌종양을 유발한다는 가설이 제기되면 이에 반박하는 연구가 나오는 식이었다.

와중에 비정부기구인 '영국 암 연구소(Cancer Research UK)' 같은 단체는 "휴대전화 사용 때문에 뇌종양이 생길 위험이 커지는 것 같지는 않다"며 "하지만 그런 연관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을 만큼 알고 있지도 않다"고 애매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번 연구와 관련해서도 미국 통신대학의 케빈 매콘웨이 응용통계 분야 명예교수는 연구진이 주장하는 것보다 이번에 발견된 추세가 딱 떨어지게 의미있지는 않다고 비평했다.

그러나 매콘웨이 교수는 "이번 연구가 더 심층적으로 연구할 가치가 있는 무엇인가를 진짜 지목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텔레그래프는 휴대전화기가 비교적 최근 발명품이기 때문에 전자파 유해성 논란과 관련해 확실한 결론을 내릴 정도로 데이터가 축적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연구 기관들이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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