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역사교과서 집필기준 7월 확정…여론·학계 의견 고려"

입력 2018-05-02 12:00
교육부 "역사교과서 집필기준 7월 확정…여론·학계 의견 고려"

행정예고 의견수렴 후 심의 거쳐 고시…2020년부터 중고교 사용

'한반도 유일 합법정부'·'北남침' 표현사용 여부 등 논란 예상



(세종=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 2020학년도부터 중·고교생이 쓸 새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이 7월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2일 발표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역사 교육과정·집필기준) 시안을 바탕으로 행정예고 등을 거쳐 최종안을 정할 것"이라며 "이를 7월 초 고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날 발표된 정책연구진 시안은 교육부가 구성한 교육과정심의회에서 심의·자문을 거친다.

심의회는 교원과 교육전문가, 학부모, 비영리 민간단체 관계자 등으로 구성돼 있다.

교육부는 심의를 통해 최종안을 만든 뒤 이를 행정예고해 국민 의견을 수렴하고, 다시 심의회 의결을 거쳐 새 교육과정과 집필기준을 고시한다.

각 출판사는 이를 바탕으로 교과서 심사본(초안)을 만든다.

교육과정평가원의 검정심사를 통과한 교과서는 2020년 3월부터 중·고교에서 쓰인다.

그러나 집필기준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논란이 될 만한 부분은 대한민국이 '한반도 유일 합법정부'라는 표현을 넣느냐다.

특히 2013년 일부 교과서가 대한민국 정부를 남한의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의미로 서술하자 교육부가 출판사에 수정을 권고한 점은 정부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똑같은 유엔 총회 결의를 놓고 정권에 따라 해석을 달리하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다.

북한의 '남침' 표현에 대해서도 이견이 있을 수 있다.

보수·진보진영을 막론하고 대부분 학자가 남침을 역사적 사실로 인정하고 있지만 이를 집필기준에 적시해야 하는지, 미국의 남침 유도설을 언급할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민주주의'나 '대한민국 정부 수립' 표현은 이전 교과서에서도 사용했기 때문에 교육부가 연구진 입장을 존중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

집필기준에서 동북공정이나 새마을운동, 북한 도발 관련 언급을 하지 않은 것도 마찬가지다.

국정교과서 편찬기준의 경우 '편찬기준만 이어붙여도 역사책이 된다'는 말이 나올 만큼 내용이 세세했다.

하지만 검정교과서 집필기준의 경우 출판사와 집필진의 판단을 존중할 수 있도록 중요한 뼈대와 방향성만 잡아주는 '대강화'가 목표다.

특히 현행 교과서 집필기준(2009 개정 교육과정)에도 새마을운동이나 북한 도발에 대한 구체적 서술 기준이 없지만, 고교 한국사 8종 모두 새마을운동과 연평도 포격 사건을 언급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6종)와 천안함 피격(5종)도 대부분의 교과서에 실렸다.

교육부는 "평가원 최종보고서(시안)는 교육과정 개정 과정에서 제시된 하나의 의견"이라며 "역사학계의 중론과 국민 여론 등을 고려하고 교육과정심의회 심의와 행정예고를 거쳐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cin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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