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쑹타오 '국빈대접' 눈길…'평양공연' 中예술단 귀국(종합2보)
北, 美와 비핵화 협상 겨냥 대 중국 관계 강화 잰걸음
중국예술단, 5박 6일 방북일정 마치고 귀국
(베이징·서울=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홍국기 기자 = 남북 정상회담이 임박한 가운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중국 예술단을 인솔하고 방북한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연쇄 접촉하며 사실상 국빈급으로 대접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쑹타오 부장이 지난해 11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특사로 방북했을 때 냉대를 받으며 김정은 위원장과 면담이 불발됐던 것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이를 두고 내주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까지 예상되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미국과 대립관계인 중국과의 관계 강화를 통해 최대 이익을 얻어내려는 '지렛대 전략'을 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8일 조선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7일 쑹타오 부장을 만나 북중간 전략적 협력 강화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을 나눴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13일 평양에 도착한 쑹 부장과 14일 접견과 연회를 했으며 16일에는 중국예술단 공연 관람을 함께했다. 북한 특성상 최고 지도자가 국가수반이 아닌 외국 인사와 세 차례나 만났다는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으로 최대의 성의 표시를 한 셈이다.
더구나 김 위원장 부인인 리설주와 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까지 나서 쑹타오 일행 행사에 참석하는 등 '로열패밀리'가 총동원됐다.
베이징 소식통은 "쑹타오 부장의 이번 방북에 북한은 사실상 국빈 대접을 한 셈"이라면서 "이는 그만큼 북한이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중대한 협상을 앞두고 중국이라는 지렛대와 보호막을 중요한 카드로 갖고 가겠다는 의도를 보여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으로선 내주 문재인 대통령과 회담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에서 비핵화의 대가로 줄다리기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지지가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중국 또한 비핵화 논의가 남북, 북미가 4자 체계가 아닌 자국이 주도하는 6자 회담으로 확대하기를 원하는 상황이라 대북 관계 개선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전격 방중한 김정은 위원장에게 시 주석이 파격적인 환대를 한 데 이어 쑹타오 부장이 직접 예술단까지 이끌고 김일성 생일(태양절) 축하 행사에 방북하는 등 북한에 연이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와 중국중앙(CC)TV는 김정은 위원장의 쑹타오 일행 접견과 방북 행사 등을 연일 비중 있게 보도하며 북·중 관계 개선을 대내외에 알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런 와중에 북미 정상회담 후 시진핑 주석의 '6월 방북설'까지 나오고 있다.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맞아 열리는 '제31차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에 참가하기 위해 쑹 부장을 단장으로 방북했던 중국예술단은 이날 오전 11시(현지시간) 국무(國務)용 전용기로 귀국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대외연락부장 송도(쑹타오) 동지가 인솔하는 중국예술단이 제31차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에 참가하고 18일 귀국하였다"며 "비행장에서 수많은 군중들이 중국의 벗들에 대한 형제적 우의와 친선의 정을 안고 손기발(수기)과 꽃다발들을 흔들며 환송하였다"고 이날 오후 보도했다.
리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국제담당 부위원장,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 박춘남 문화상을 비롯한 당·정부 간부들과 일꾼들이 예술단을 전송했다고 중앙통신은 전했다.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는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 나가 이들을 맞이했다. 쑹 부장과 지 대사는 공항 귀빈실에서 500여m 떨어진 옛 귀빈실 통로에서 잠시 대화를 나눈 뒤 곧바로 공항을 빠져나갔다.
한 소식통은 "대북 제재 등으로 소원했던 북한과 중국이 갑자기 가까워지는 것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면서 "북한은 미국과 협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중국이라는 '카드'가 필요하며 중국은 갑작스레 변모하는 한반도에서 영향력 유지를 위해 북한과의 관계 개선이 절실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chinakim@yna.co.kr, redfla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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