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챔피언스 경기서 쫓겨난 '거미손'…"양심도 없는 심판"
지난해 10월 "이번 시즌 끝나고 은퇴" 선언…챔스리그 결국 무관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거미손' 잔루이지 부폰(40·유벤투스)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자신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퇴장을 당했다.
부폰은 12일(한국시간) 열린 2017-2018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레알 마드리드와 원정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그라운드에서 쫓겨났다.
1차전 홈에서 0-3으로 패한 유벤투스는 이날 경기 종료 직전까지 3-0으로 리드하며 마지막 대역전극에 대한 희망을 키웠다.
그러나 이런 희망은 심판이 부른 페널티킥으로 산산조각이 됐다.
후반 추가시간 레알 마드리드에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루카스 바스케스(레알 마드리드)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로부터 공을 넘겨받아 페널티박스 안에서 슈팅을 하려는 순간 메디히 베나티아(유벤투스)와 접촉이 있었는데, 심판은 베나티아가 바스케스를 밀었다고 본 것이다.
바로 앞에 있던 골키퍼 부폰은 즉각 심판에 거칠게 항의했다. 이 페널티킥 선언은 두 팀의 희비를 극명하게 가를 수 있는 판정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부폰으로서는 자신의 챔피언스리그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었다.
그는 지난해 10월 이탈리아 매체와 인터뷰에서 2017-2018시즌이 끝난 뒤 은퇴하겠다고 밝혔었다.
부폰은 당시 "확고하게 (은퇴에 관한) 생각을 정리했다. 결심을 바꿀 여지는 없다"며 "올 시즌은 마지막 시즌이 될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부폰은 이날 결국 퇴장을 당했다. 끝까지 골문을 지키지 못한 것이었다.
유벤투스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 한 골을 허용하며 레알 마드리드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부폰은 경기가 끝난 뒤 "심판이 양심도 없다"면서 페널티킥을 준 심판을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 "유럽 대항전 등과 같은 대회에서는 선수, 코치, 팬뿐만 아니라 심판들도 어느 정도 수준이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7살이던 1995년 11월 20일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에 데뷔한 부폰은 이후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각종 상을 휩쓸었다.
1998-1999시즌 세리에A 올해의 골키퍼 상을 시작으로 2003년 UEFA 클럽 올해의 선수상, 2006년 독일월드컵 야신상 등을 받았다.
지난해 10월에는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골키퍼 상을 받으며 관록을 자랑했다.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부폰이지만, 아픈 경험도 많다.
특히,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더욱 그랬다. 결승전에 세 차례나 출전했지만 한 번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부폰은 자신의 은퇴 선언을 번복하지 않는 이상 다음 시즌부터는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볼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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