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스틸, 청정 미시간호에 중금속 유출책임…13억원 배상 합의

입력 2018-04-05 09:08
US스틸, 청정 미시간호에 중금속 유출책임…13억원 배상 합의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의 유명 철강회사 US스틸이 '천혜의 수자원' 미시간호수에 기준치 이상의 독성 중금속을 유출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13억 원 이상의 배상금을 물기로 했다.

4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피츠버그에 본사를 둔 US스틸은 작년 4월과 10월 인디애나 주 북서부 포티지의 중서부 공장에서 잇따라 발생한 크롬 화합물 유출 사고와 관련, 연방 정부와 주 정부에 60만 달러(약 6억4천만 원)의 벌금을 물고 연방 환경청·국립공원관리공단 등에 정화 비용 및 손해액 63만 달러(약 6억7천만 원)를 배상하기로 합의했다.

US스틸은 지난 2일 미국 연방법원 인디애나 북부지원에 제출한 합의서에서 이 사실을 밝혔다.

동시에 해당 공장의 폐수 처리 시스템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고 연방 수자원 보호법(Clean Water Act) 및 인디애나 주 관련 법을 준수, 유사 사고 재발 가능성을 최소화하겠다고 다짐했다.

미국 법무부 환경·천연자원국 제프리 우드 국장은 이번 합의를 "US스틸의 폐수 유출 사고에 대한 적절한 수준의 처벌"이라며 "정부의 대응 비용 및 기타 손실을 회수함과 동시에 US스틸 측에 독성 물질 유출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확실한 대처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US스틸이 연방 정부와 주 정부에 각각 30만 달러의 벌금을 물고, 오대호를 관리하는 연방 환경청에 35만 달러, 사고 지점 인근 인디애나 둔스 국립호안을 관리하는 국립공원관리공단 측에 25만 달러 등을 배상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연방 법원은 이 합의서에 대해 30일의 의견 수렴 기간을 거쳐 최종 승인을 내리게 된다.

전 세계 담수 공급량의 20%를 차지하는 오대호 가운데 2번째로 큰 미시간호수는 미국 3대 도시 시카고를 비롯 인근 지역 700만 주민의 식수원이다.

US스틸 중서부 공장은 작년 4월 기준치의 약 5.5배에 달하는 크롬 화합물을 미시간호수 인근 수로에 방류, 인근 지역에 급수 중단령이 내려지고 미시간호변 4곳이 긴급 폐쇄되는 등 비상사태를 초래했다.

이어 10월 폐수 처리 설비 고장으로 하루 방출 허용량의 약 2배에 달하는 크롬 화합물이 여과없이 유출되는 유사 사고를 빚고 이를 은폐하려 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연방 정부와 주 정부 당국에 의해 제소됐다.

크롬의 유해성은 영화 에린 브로코비치(Erin Brockovich·2000)를 통해 널리 각인됐다.

특히 발암 물질로 알려진 6가 크롬은 철강 제조 및 부식 방지, 염료·페인트·잉크의 착색제 등 다양한 산업 공정에 쓰이며 석탄 화력 발전 과정에서 생긴 재에서도 발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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