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합성 마리화나' 피해 사례 급증…연방당국 단속 나서

입력 2018-04-04 10:59
미국 '합성 마리화나' 피해 사례 급증…연방당국 단속 나서

일리노이 보건당국 "2명 사망·54명 입원치료" 보고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에서 합성 마리화나(Synthetic Marijuana)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연방 당국이 단속에 나섰다.

3일(현지시간) 연방 검찰은 시카고 웨스트사이드의 편의점 '킹 미니 마트'(King Mini Mart)에서 쥐약 성분이 든 합성 마리화나가 판매되고 있는 사실을 확인하고 전날 편의점 주인과 점원 2명 등 모두 3명을 체포·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편의점에서 구입한 불법 약물 복용 후 과다 출혈이 있었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으며, 이들로부터 싯가 28만 달러(약 3억2천만 원) 상당의 약물을 압수했다고 설명했다.

수사팀은 밀폐 포장된 이들 약물에 '매트릭스'(Matrix), '블루 자이언트'(Blue Giant), '크레이지 멍키'(Crazy Monkey) 등의 제품명이 붙어있었으며, 4~5g짜리 포장 용기당 10달러(약 1만1천 원), 10g짜리 포장 용기당 20~25달러(약 2만2천~2만8천 원)에 거래되고 있었다고 전했다.

미 연방 마약수사국(DEA)이 성분을 분석한 결과, 일부 제품에서 쥐약 제조에 흔히 쓰이는 독성물질 '브로디파쿰'(Brodifacoum)이 검출됐다.

킹 미니 마트 측은 이 합성 마리화나 제품이 하루 약 80개나 팔렸다고 털어놓았다.

연방 검찰의 이번 조치는 일리노이 주 보건당국이 지난 2일 "합성 마리화나 복용 후 56명이 입원치료를 받았으며 이 가운데 2명이 사망했다"는 보고를 내놓은 데 잇따라 나왔다.

일리노이 보건부는 "지난달 7일 이후 각혈, 피 섞인 소변, 극심한 코피, 안구 및 잇몸 출혈 등의 증상으로 치료받은 환자들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합성 마리화나 복용'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이어 이 약물이 최근 시카고와 일리노이 중부 지역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면서 "출처 및 유통망 확인에 주력하고 있다"고 알렸다.

흔히 K2 또는 스파이스(Spice)로 불리는 합성 마리화나는 마른 풀에 향정신성 화학물질을 뿌려 만든다.

1980년대에 중독성 없이 진통·염증 등을 치료하려는 목적으로 처음 개발됐으나, 성분 확인이 어려운 유사 화합물들이 만들어지면서 2010년부터 2015년 사이 독성 중독 사례가 456건이나 발생했고, 최근들어 만연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일리노이 주 보건국은 "합성 마리화나는 안전하지 않다. 많은 이들이 '안전한 마리화나 대용'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독성 물질이 들어있을 수 있고, 예측할 수 없는 해를 초래할 수 있으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면서 주의를 당부했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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