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도 잡을 것도 없다" 부산 어업인 한일어업협정 타결 촉구

입력 2018-04-04 08:58
수정 2018-04-04 09:02
"갈 곳도 잡을 것도 없다" 부산 어업인 한일어업협정 타결 촉구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한일어업협정 지연으로 어장이 줄어 어려움을 겪는 부산지역 어업인들이 4일 궐기대회를 열고 조속한 협정 타결과 수산업계 지원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날 오전 7시 부산공동어시장에서 열린 궐기대회에는 전국선망선원노조, 대형선망수협, 대형기선저인망수협, 서남구기선저인망수협, 경남정치망수협, 부산공동어시장, 중도매인협회 관계자 등 1천여 명이 참가했다.



황춘옥 전국선망어선원노조 위원장은 "최근 대형선망선사 한곳이 도산해 선원들이 일자리를 잃는 등 한일어업협정 지연으로 지역 수산업 전체가 위기에 처했다"며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는 탁상행정으로 현실에 맞지 않은 규제를 추가로 만들어 어업인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황 위원장은 "정부가 선원들이 납득할 만한 지원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생존권 사수를 위해 해상시위는 물론 해상봉쇄도 불사하는 등 강력하게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시민단체협의회 박인호 대표는 "부산의 많은 수산인이 실직자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 가운데 국민의 밥상까지 위협받고 있다"며 "수산인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하루빨리 한일어업협정의 조속한 타결을 요구한다. 시민단체도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지난해 11월과 올해 2월에 수산업계 애로와 건의를 청와대와 국회에 전하고 지원대책 마련을 촉구했지만. 부산시가 나서서 정부를 움직이는 데 한계가 있다"며 "대통령과 장관이 직접 나서서 협정을 정상화할 것을 촉구하며 부산시도 다양한 지원책을 찾겠다"고 말했다.

궐기대회 후에 150여 척의 대형선망 어선은 조업지로 떠나기에 앞서 부산 남항에서 해상시위를 벌였다.

한일어업협정 협상이 결렬된 지난해 6월 30일 이후 어장이 좁아진 지역 수산업계는 어획량이 크게 줄어 위기를 맞고 있다.

우리나라 고등어 생산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대형선망업종의 경우 2015년 21만6천여t이던 어획량이 2016년에 21만여t, 지난해에는 14만4천여t으로 급감했다.

최근에는 선사 1곳이 도산해 수십 명의 선원이 일자리를 잃었다.

부산어시장의 위판물량 감소로 중도매인, 분류작업을 하는 항운노조원 등도 수입이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일어업협정이 결렬된 주된 이유는 갈치를 잡는 제주지역 연승어선의 일본 수역 입어 척수를 둘러싼 양국의 이견이다.

우리 정부는 2015년 합의대로 단계적인 축소를 주장하지만 일본 정부는 일시에 3분의 1 수준으로 줄이라고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

대형선망어선들의 피해가 커지자 우리 정부는 견해차가 큰 연승어선은 제쳐두고 양국의 선망어선부터 상호 입어하는 방안을 논의하자고 제시했지만 일본은 이마저 거부하고 일괄타결을 고집해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lyh950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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