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6개월내 제산제 투여, 알레르기 질환 위험↑"

입력 2018-04-03 09:53
"생후 6개월내 제산제 투여, 알레르기 질환 위험↑"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생후 6개월 안에 제산제나 항생제를 투여하면 천식, 비염 같은 알레르기 질환이 나타날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젖이나 우유를 먹고 토하는 아기에게는 위·식도 역류(GERD)를 막기 위해 제산제가 흔히 투여된다.

미국 군의관 의과대학(Uniformed Services University) 미생물·면역학과의 에드워드 미터 교수 연구팀이 2001~2013년 태어난 영아 79만2천130명의 4.6년 간 의료기록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AP 통신 등이 2일 보도했다.

생후 6개월이 되기 전에 이 중 13만1708명에게 항생제, 6만209명에게 H2 제산제, 1만3천687명에게는 PPI 제산제가 투여됐다.

제산제가 투여된 아기는 다른 아기들에 비해 나중에 식품 알레르기가 나타날 위험이 2배, 알레르기 비염이나 심한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 쇼크를 겪을 위험이 5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천식, 아토피 피부염, 알레르기성 결막염, 두드러기, 접촉성 피부염, 약물 알레르기 등 여러 형태의 알레르기 질환 발생률도 다른 아기들에 비해 높았다고 미터 교수는 밝혔다.

항생제가 투여된 아기들 역시 다른 아기들에 비해 천식 발생률이 2배, 알레르기 비염 또는 아나필락시스 쇼크 위험이 51%, 식품 알레르기 위험이 14%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는 제산제와 항생제 투여가 면역체계에 영향을 미치는 장(腸) 박테리아의 구성에 변화를 일으키기 때문으로 생각된다고 미터 교수는 설명했다.



알레르기 질환은 면역체계의 과잉 반응으로 발생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다만 이 아기 중에는 이미 알레르기 질환이 있었으나 잘못 진단돼 제산제나 항생제가 투여된 경우가 일부 있을 수는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의사협회(AMA) 학술지 '소아과학'(Pediatrics) 온라인판(4월 2일 자)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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