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구속] 검찰, 뇌물액 추징준비도 나설 듯…차명재산 규명이 관건
뇌물액, 영장에 적시된 110억에서 더 늘어날 전망…추징보전 규모도 커질 듯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검찰이 22일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구속하면서 아직 규명이 덜 된 비리 의혹들을 추가수사하는 동시에 100억원이 넘는 뇌물혐의액을 전액 추징할 방안을 검토하는 작업에도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이르면 이달, 늦어도 다음 달에 이 전 대통령을 기소하면서 법원에 이 전 대통령 재산에 대한 추징보전을 청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전 대통령의 뇌물액수는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액(약 67억7천만원)과 이팔성 전 우리금융 회장을 비롯한 민간부문에서 받은 뇌물(약 36억6천만원) 등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시된 혐의만으로 110억원대에 이른다.
여기에는 국가정보원이 청와대에 상납한 특수활동비 가운데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과 박재완 전 정무수석을 통해 전달된 6억원, 김희중 전 부속실장을 거친 10만달러(약 1억원)도 포함된다.
이 전 대통령에게 뇌물 혐의를 적용할 불법 자금 규모는 더 늘어날 공산이 커 보인다.
우선 국정원 특활비 가운데 장다사로 전 총무기획관에게 건네진 10억원과 김진모 전 비서관이 받은 5천만원의 특활비는 보강수사를 거쳐 이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에 추가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또 2010년 이 전 대통령 측의 요구를 받은 현대건설이 분양 용역 수행업체로 다스의 자회사 홍은프레닝을 끼워 넣어 2억6천만원의 '통행세'를 지불했다는 의혹도 뇌물 혐의에 더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금액까지 더해지면 이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 총액은 124억원을 넘어서게 된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혐의사실을 확정하는대로 추징보전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추징보전이란 범죄로 얻은 불법 재산을 형이 확정되기 전에 빼돌려 추징하지 못할 가능성에 대비해 일체의 처분 행위를 할 수 없도록 보전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 측은 자택 외에는 특별히 추징할 재산이 없다는 입장을 공공연하게 드러내고 있다.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했고 서울시장 4년 동안 월급을 한 푼도 안 받아 변호사 선임이 어려울 정도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이 전 대통령 측은 주장한다.
2013년의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공직자 재산등록 관보 자료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 재산은 총 46억3천만원이었다. 당시 논현동 자택만 공시지가 기준 54억원으로 평가됐고 그 밖에 예금이 있었지만, 자택 증축 비용 등으로 인한 채무액이 34억5천만원 있었다. 현재 시가 기준으로는 논현동 자택이 100억원대에 달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추징 절차의 관건은 이 전 대통령의 각종 차명재산 의혹을 규명해 숨겨진 재산을 파악하는 작업이 될 전망이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구속영장에 처남 김재정씨 명의의 가평 별장과 옥천 임야, 누나 이귀선씨 명의의 이촌 상가와 부천 공장 등을 이 전 대통령이 차명보유했으며, 이영배 금강 대표 등 8명의 명의로 차명 증권·예금계좌를 운영했다고 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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