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習)황제' 옹립의 증거…당정치국원 24명, 시진핑에 업무보고

입력 2018-03-22 15:00
'시(習)황제' 옹립의 증거…당정치국원 24명, 시진핑에 업무보고

19차 당대회후 정치국원 보고 의무…中집단지도체제 사실상 붕괴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중국 최고권력기관인 공산당 정치국원들이 사상 처음으로 시진핑(習近平) 당 총서기와 당 중앙위원회에 업무보고를 했다고 홍콩 명보가 22일 보도했다.

마오쩌둥(毛澤東) 사후 덩샤오핑(鄧小平) 이래 중국의 권력구조는 집단지도체제를 유지해와 외견상 지금도 당 총서기인 시진핑을 핵심으로 6명의 상무위원으로 짜인 상무위원단이 골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시 주석이 제18기 6중전회(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를 계기로 '핵심' 칭호를 부여받으면서 균열이 생긴 집단지도체제는 작년 10월 제19차 당대회때 시 주석 '1인체제'가 갖춰진 이후 거의 붕괴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19차 당 대회 때 상무위원들이 대부분 시진핑 '충성파'들로 채워지면서 업무 체계에도 변화가 생겼다.

명보는 19차 당 대회 폐막 사흘 후 열린 정치국 회의에서 '당 중앙 집중영도 강화에 관한 약간의 규정'이 통과돼 정치국원 24명이 매년 1차례 당 중앙위원회와 시진핑 총서기에 서면 업무보고를 하도록 규정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19차 당 대회에서 전인대 대표 2천960여명이 당 중앙위원(204명)과 중앙후보위원(172명)을 뽑았고, 이들 가운데 선정된 25명의 정치국원들은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멤버들로서 중국 권력의 최정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집단지도체제의 중국에선 정치국원들이 당 총서기에게 업무보고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시진핑 1인체제로 전환되면서, 시진핑에 대한 정치국원들의 업무보고 의무가 주어진 것이다.

정치국원 25명 가운데 선출된 6명의 상무위원들도 시진핑 당 총서기에게 업무보고를 해야 한다.

이런 규정 변화가 있기 전에는 중국 5대 국가기관인 국무원,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전국정치협상회의(정협), 법원, 검찰의 당조직만 정치국 상무위원회에 보고하도록 돼 있었다.

명보는 "시 주석이 정치국원들의 업무보고서를 읽은 뒤 '당의 초심을 잃지말고 큰 그림을 그리면서 인민을 위해 권한을 써야 하는 점을 염두에 두고 업무에 임하라'고 요구했다"며 "각 개인의 직책이행, 업무완수를 평가하고 개별평가를 내렸다"며 전했다.

집단지도체제의 수평적 구조는 없어지고, 1인체제의 수직적 구조로 바뀌었다고 볼 수 있다.

대만 중앙통신 역시 "중국 공산당 정치국 성원들이 최근 처음으로 당 중앙과 시진핑 총서기에게 업무보고를 했다"면서 "보고 내용에는 중요 문제에 관한 지시 요청, 사심 없고 공명정대한 정치인이 되기 위한 7가지 방안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통신은 7가지 방안으로 시 주석을 핵심으로 하는 당중앙 권위와 집중영도 수호, 시진핑의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 및 19차 당대회 정신 관철, 청렴자율 등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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