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리, 제8차 세계물포럼서 "물은 독점 아닌 공유의 대상"

입력 2018-03-20 00:07
이총리, 제8차 세계물포럼서 "물은 독점 아닌 공유의 대상"

브라질리아서 개막 연설…"2050년 인구 25% 이상 물 부족"

인프라 구축·물관리 기술 공동개발·거버넌스 강화 제안

(브라질리아=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는 19일(현지시간) "물은 독점이 아닌 공유의 대상"이라며 "이번 세계 물 포럼에서 우리는 몹시 어려운 과제인 '물의 공유'를 놓고 머리를 맞댄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이날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제8차 세계물포럼 개막식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세계 물포럼은 세계 물 위원회 주도로 1997년부터 3년 주기로 '세계 물의 날(3월22일)'을 전후해 열리며, 제7차 포럼이 대구·경북에서 열렸다.

이 총리는 "2015년 대한민국에서 열린 7차 포럼에서 16개의 실행로드맵을 마련했고, 우리는 지난 3년의 성과와 경험을 평가하고 공유하기 위해 브라질리아에 다시 모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대한민국도 물이 부족한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극심한 가뭄을 겪었다. 채소 등 농업생산이 줄었고 섬을 포함한 일부 지역은 제한급수를 받았다"며 "동양의 통치자들이 예로부터 치산치수(治山治水)를 국정의 우선 과제로 삼은 이유를 절감했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인류의 행복한 미래'를 위해 ▲물의 혜택 공유(인프라 구축) ▲물관리 기술 공동개발과 공유 ▲물 거버넌스 진작 등 세 가지를 국제사회에 제안했다.

이 총리는 "인류의 10분의 1인 7억명 정도가 마실 물 없이 살고 있다. 18억명은 오염된 물을 마시고, 개발도상국에서 발생하는 질병의 80%는 오염된 물이 원인이다. 이로 인해 날마다 1천명의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50년에는 세계 인구가 90억명을 넘고, 물 수요는 지금보다 40% 증가해 세계 인구의 25% 이상이 물 부족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며 "국제사회가 물 부족에 대한 분명한 위기의식을 갖고,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중 '모두를 위한 물과 위생'을 이행하는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수자원 인프라 구축을 위해 정부의 정책적 노력과 기업의 적극적 투자, 국제금융기구의 재정적 지원의 '효과적 결합'을 제시했다.

이 총리는 "한국은 짧은 기간에 경제발전을 이룩했다. 여러 요인이 있지만, 그중 하나는 수자원 인프라의 구축이었다"며 "한국은 그런 경험을 세계와 공유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 총리는 또 "세계가 스마트한 물관리 기술 개발과 공유에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란다"며 "첨단 정보통신기술, 인공지능, 빅데이터, 스마트 모니터링 등을 활용해 물 관련 기술을 고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한국의 행정도시인 세종시를 '스마트 워터 시티'로 바꾸고자 ICT 기술을 적용하고, 해수 담수화와 하수 재이용, 수상 태양광, 수열 에너지 기술도 개발 중이라고 소개했다.

이 총리는 "유엔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일자리의 75% 정도는 물과 연계돼 있다"며 물 산업 육성과 신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가 일자리 창출, 경제성장으로 이어질 것을 확신했다.

그는 아울러 "물의 위기는 거버넌스의 위기라 일컬어진다. 한때 지방의 도지사를 경험했고 지금은 총리로 일하기에 더욱 실감한다"며 "하천을 사이에 둔 도시와 농촌, 지역공동체, 각 국가, 나아가 현재 세대와 미래 세대가 물을 효율적으로 공유하는 것은 어렵지만 긴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각계각층의 민주적 참여와 열린 토론이 이뤄지는 세계물포럼은 물 분야 글로벌 거버넌스를 구현하는 귀중한 자리"라며 "물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없다는 점을 기억하자"고 거듭해서 촉구했다.

이 총리는 "이번 세계 물 포럼의 로고는 모래시계이다. 모래시계는 물 문제 해결을 위해 행동할 시간이 많이 남아있지 않음을 상징한다"며 "내일까지 기다릴 수 없다. 지금 실천하자. 지금부터 공유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물의 공유'를 주제로 한 8차 포럼은 전날 엑스포장 개장을 시작으로 23일까지 열리며 세계 물 문제 현황과 해결경험, 지식공유 확대를 논의하는 한편 물 관련 기업들이 세계 물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이번 포럼에는 브라질 대통령을 비롯해 기니비사우·가이아나·세네갈·아이티·적도기니·헝가리 등 정상과 나루히토(德仁) 일본 왕세자, 사드에딘 엘 오트마니 모로코 총리 등이 참여했다. 행사 전체적으로는 150개국, 4만명이 참여한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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