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 결산] ⑤ 경기장 사후활용 과제…분담비율 조정이 관건
올림픽 성공, 매각·철거서 시설 유지로 가닥…사후활용 '시험대'
도 "국가관리 최우선, 75% 국비 지원해야"…재원분담 비율 줄다리기
(춘천=연합뉴스) 임보연 기자 = 2018평창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 가운데 국내외에서 성공적인 대회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남겨진 과제는 만만치 않다. 막대한 세금이 투입된 만큼 대회 이후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달라질 수 있어 올림픽 유산의 실제적 사후활용이 시험대에 올랐다.
올림픽 개막전 사후활용 방안을 매듭지으려던 강원도의 계획은 정부 부처 간 이견 등으로 폐막 이후로 미뤄져 장기 표류하고 있다.
도는 일부 시설의 매각이나 해체 등 애초 계획을 수정, 2021년 동계아시안게임 남북 공동개최 등을 통한 시설 유지 쪽으로 가닥을 잡고 정부와 사후활용 문제를 협의한다는 방침이나 해법을 찾기까지 난관이 예상된다.
일반인 활용이 어려운 전문체육시설에 대한 국비 지원을 요청했지만, 운영적자분 재원분담 비율을 놓고 줄다리기가 이어져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애써 지은 경기장 시설이 혈세 먹는 '하얀 코끼리'가 되지 않도록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합격점을 받은 평창올림픽의 남은 과제이다.
◇ 도 차원 사후활용 계획 4∼5월 확정…'동계스포츠 산업 활성화' 초점
사후활용은 대회 개막 전에 조기 해결할 최우선 과제였다.
그러나 경기장 활용도를 높이려면 정부가 운영해야 한다는 도와 올림픽 개최 주체가 맡아야 한다는 정부 방침이 대립하면서 표류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사후활용 국가 지원을 공약한 이후 개막 직전 정부 차원 대안 마련을 약속하고,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까지 나서 대회 개막 전 사후활용 방안 해결을 촉구했지만, 해법을 찾지 못했다.
평창올림픽에 쓰인 대회시설은 개·폐회식이 열린 올림픽플라자와 경기장(신설 7개·보완 6개) 등 14개이다.
이 가운데 관리주체를 정하지 못한 곳은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과 강릉 하키센터이다. 국가대표 훈련시설 등으로 활용한다는 큰 그림만 나온 상태이다.
55%의 자연상태 복원을 전제로 사업 승인이 난 정선 알파인 경기장은 애초 계획대로 복원할 계획이었지만 하단부는 스키장으로 활용하는 부분 복원을 통해 경기장을 유지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문순 지사는 이 같은 맥락에서 2021년 동계아시안게임을 남북이 공동 유치하겠다는 구상을 밝히고 철거·매각 등 애초 계획을 수정해 유지로 가닥을 잡았다.
도는 시설 유지에 따른 사후관리 방향을 '동계스포츠 산업 활성화'에 맞추었다.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강릉 하키센터, 슬라이딩센터, 스키점프센터 등 4개 전문체육시설은 국가대표 훈련시설과 관광·문화시설을 결합한 다목적 용도로 시설활용도를 높여 운영적자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올림픽플라자는 기념관과 기념공원 등을 조성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등 지속 가능한 올림픽 유산관리 체계를 마련해 국가 동계스포츠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관리주체를 확정한 시설은 '동계올림픽특별법' 개정을 통해 소유권을 이전할 예정이다.
도는 이 같은 구상을 토대로 4∼5월 도 차원의 사후활용 계획을 마련, 정부와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
◇ 도 "사후관리에 국비 75%를"…정부 분담비율 주목
도는 동계올림픽을 기리고 동계스포츠 저변 확대를 위해 경기장을 활용해야 한다는 견해이다.
일반인 활용이 어려운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등 4개 전문체육시설의 사후관리 국비 지원과 국가훈련시설(NTC) 지정을 요청했다.
이들 시설을 운영하려면 연간 58억원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도는 이에 따라 기존 경기장 건립 당시 분담비율인 국비 75%·지방비 25%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는 스키점프센터는 지원할 수 없고, 국가대표 훈련 기간에만 전기요금과 사용료를 지원한다는 기존 방침과 국비 75% 지원은 어렵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철저히 수익성을 고려해 운영에 관한 용역을 재실시하자며 줄다리기 중이다.
도는 기재부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견해이나 스키점프센터의 지원 대상 포함 여부에 따라 도비 지원을 일부 상향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도와 정부 간 국비 지원 줄다리기가 속에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 차원에서 올림픽 수익금 잉여금으로 사후활용을 뒷받침하는 기구를 설립, 지원하는 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1988 서울올림픽 당시 올림픽 잉여금과 출자금으로 국민체육진흥공단을 설립, 지원에 나서 사후활용 및 레거시를 창출한 것과 같은 형태이나 현실화 여부는 정부 사후활용 대책과 맞물려 조율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는 최근 강원도의회가 "전문체육시설은 국가 차원에서 관리 방안을 마련, 국비를 지원해달라"는 내용을 담아 제안한 '동계올림픽 경기장 사후 국가관리 촉구 건의안'을 채택, 관계 중앙부처와 국회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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