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뛰는 롯데 유통 CEO들 "현장에 답이 있다"
현장경영 강조하는 이원준 부회장 뜻 따라 '동분서주'
(서울=연합뉴스) 정열 기자 = 롯데 유통부문 최고경영자(CEO)들이 최근 '총수 부재'로 어려움에 처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너나할 것 없이 활발한 현장경영 행보에 나서고 있다.
13일 롯데에 따르면 유통부문 CEO들의 이 같은 행보는 늘 현장경영을 강조해온 신동빈 회장과 이원준 유통 사업군(BU) 부회장의 경영철학에 따른 것이다.
이 부회장은 신 회장이 강조하던 '현장중심의 경영철학'을 이어받아 각 계열사 대표들에게 현장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한 뒤 내·외부 이해 관계자들과의 소통을 통해 실적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라고 주문하고 있다.
이 부회장도 그룹이 처한 어려움을 현장경영으로 극복하기 위해 수시로 계열사를 찾아다니며 임원간담회를 열고, 지난달 초부터는 대구와 부산을 시작으로 전국을 권역별로 순회하며 현장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
각 계열사 대표들도 현장경영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롯데백화점 강희태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현장경영을 중시하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직원들과의 소통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지난 달 초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평창과 강릉에 운영 중인 '올림픽 스토어'를 방문한 데 이어 설 연휴도 반납하고 다시 현장을 방문해 근무 중인 직원들과 1박2일 동안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강 대표는 현장근무자들에게 일하는 태도에 있어서도 적극성이 필요하며 현장에서는 긴박하거나 즉시 시행할 필요가 있는 경우 최종 보고 전이라도 과감히 실행에 옮길 것을 주문했다.
그는 또 롯데쇼핑의 수장 자격으로 기관투자자들을 직접 만나 현재 처해있는 상황을 적극 설명하며, 각 사업부의 전략도 부연하는 등 과거와 다른 적극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강 대표는 다음 달 롯데 쇼핑몰이 오픈할 예정인 군산 지역의 어려운 상황을 돕기 위해 지역주민 대상으로 대규모 채용박람회를 열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롯데마트 김종인 대표는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을 제외한 날을 현장 근무의 날로 정해 직원들이 현장에서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롯데마트 상품기획자(MD)들도 주 3일 이상 파트너사와 직접 소통을 통해 신규 행사 유치 및 매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롯데는 전했다.
김 대표 본인도 파트너사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 익산, 완도, 여수 등 수도권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파트너사 사업장과 산지 등을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롯데하이마트 이동우 대표는 매주 5∼6곳의 매장을 찾아 고객접점에 있는 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현장영업에 도움이 되는 시스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프리미엄 상품을 선호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는 다수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프리미엄상품 소싱을 크게 늘리고 매장별로 지역 특성에 맞는 상품 구성을 대폭 확대했다.
이밖에 롭스 선우영 대표는 100호점 개점을 앞두고 고객의 수요를 반영하기 위해 매장 직원들과 수시로 소통하고 있으며 세븐일레븐 정승인 대표도 평창올림픽 기간에 강원 지역 30여개 점포를 3일 만에 방문하는 강행군을 하기도 했다.
롯데슈퍼 강종현 대표는 자사만의 특색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매장 구성 방안을 모색한 뒤 매장을 새로운 콘셉트로 리뉴얼해 매출이 기존 매장 대비 40% 이상의 신장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원준 부회장은 "활발한 현장경영과 책임경영으로 최근 롯데그룹이 처한 어려운 경영환경을 헤쳐나가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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