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동구타 반군, 러시아 당국과 부상자 이송 합의"(종합)

입력 2018-03-12 23:25
"시리아 동구타 반군, 러시아 당국과 부상자 이송 합의"(종합)

반군조직 '자이시 알이슬람' 밝혀…반군 조직 간 불화 조짐도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정부군과 반군 간 강경 대치로 '생지옥'으로 변한 시리아 동구타의 인도주의 재앙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동구타 주둔 반군 조직 '자이시 알이슬람'이 12일(현지시간) 부상한 사람들을 동구타에서 밖으로 이송하기로 시리아 내 러시아 군 당국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자이시 알이슬람은 유엔을 통해 러시아 측과 협상한 끝에 이같이 합의했다고 전했다.

알이슬람은 더 이상의 상세한 합의 내용은 밝히지 않았으나, 이 반군 조직이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가 제안한 동구타의 안전통로를 이용해 부상자들을 대피시키는 데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파견된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린다 톰 대변인은 이날 "건강상 동구타에서 이송돼야 하는 사람이 1천명 이상이다. 대다수가 여성과 어린이들이다"면서 "77명 이상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톰 대변인은 이어 지난달 18일부터 시작된 정부군의 동구타 공세로 이 지역 의료시설 28곳이 공격을 받았으며 9명의 의료진이 숨졌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시리아에서 운용 중인 분쟁당사자화해센터 대변인 블라디미르 졸로투힌은 전날 기자들에게 동구타에서 11일 새벽 처음으로 안전통로를 이용한 주민들의 대규모 탈출이 이루어졌다고 소개했다.

졸로투힌은 "52명의 주민들이 동구타 주거지 미스라바를 벗어났다"며 "그 가운데 26명이 어린이"라고 전했다.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군은 반군 조직들에도 자진 퇴각을 종용하고 있다.

러시아의 지원을 등에 업은 시리아 정부군의 강경 공세로 수세에 몰린 동구타 내 반군 조직들은 서로 간에 불화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졸로투힌은 12일 분쟁당사자화해센터가 반군들의 동구타 퇴각과 관련 동구타 주둔 핵심 반군 조직 가운데 하나인 '파일라끄 알라흐만'과 테러 조직인 '자바트 알누스라'(알카에다 시리아 지부)의 분리를 요구하고 나선 뒤 두 조직 간에 전투가 벌어졌다고 전했다.

그는 "거리에서 교전이 벌어져 주민들이 대피소로 대피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파일라끄 알라흐만은 자이시 알이슬람과 함께 동구타를 양분하는 반군 조직이다. 여기에 '아흐라르 알샴'까지가 동구타의 3대 주요 반군 조직으로 꼽힌다.

이들 3대 조직은 앞서 지난달 26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알카에다 연계 조직(자바트 알누스라)을 동구타에서 내보내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동구타 반군 조직들이 알카에다 연계 조직 축출에 나선 것은 이들이 시리아 정부군과 러시아군의 무차별적인 동구타 공격의 명분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반군 조직 간 거리 교전은 파일라끄 알라흐만이 알카에다 연계 조직인 자바트 알누스라를 동구타에서 몰아내려 하면서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이날 지난 7년간의 시리아 내전에서 51만1천 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시리아 내 관계망을 이용해 사망자 수를 집계해온 인권관측소는 "사망자의 약 85%가 정부군과 그 동맹군(러시아군)들에 의해 숨졌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반면 AFP 통신은 역시 시리아인권관측소를 인용해 지난 2011년 3월 내전 발발 이후 지금까지 35만3천여 명이 사망했다며 로이터와는 엇갈린 통계를 제시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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