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골 깊은 해운업계…해상운송수지 적자 사상 최대

입력 2018-03-08 06:21
수정 2018-03-08 07:04
불황의 골 깊은 해운업계…해상운송수지 적자 사상 최대



해운업 불황·한진해운 파산 여파…해상운송수입 역대 최소



(서울=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해운업계가 글로벌 업황 부진, 구조조정 후유증에 시달린 여파로 해상 운송 부문 국제수지 적자가 크게 불어났다.

8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보면 작년 해상운송수지(수입액-지급액)는 47억8천10만 달러였다.

적자 규모는 2006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대다.

해상운송수지는 2006∼2015년까지 매년 흑자를 냈다.

2012년에는 70억8천170만 달러까지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6년(-13억3천950만 달러) 처음으로 적자를 낸 뒤 2년 연속 적자 신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해 적자 규모는 전년과 견주면 3.6배에 달한다.

해상수지 적자 배경에는 국내외 요인이 모두 맞물려 있다.

세계 경제가 개선하고 있지만 해운업은 2015년부터 깊은 불황의 골에 빠져있는 상태다.

국내 1위, 세계 7위의 글로벌 해운사이던 한진해운이 2016년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지난해 끝내 파산한 점도 국내 해운업 경쟁력에 직격탄이 됐다.

이 때문에 해상운송수입이 지난해 179억6천81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4.2% 감소했다. 해상운송수입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적었다.

해상운송수지 적자는 올해에도 이어질 공산이 크다.

1월 해상운송수지는 5억2천710만 달러 적자를 냈다.

국제 해운업황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예전만 한 호황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해운업황을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인 벌크선운임지수(BDI)는 2007년 7천71포인트, 2008년 6천390포인트까지 치솟았으나 2016년 673포인트로 떨어졌다.

지난해 1천145포인트, 올해 1월 1천242포인트로 다소 반등하긴 했지만 한창때와 견주면 미약한 회복세다.

여기에 국내 해운업체 시장 점유율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에 가장 중요한 지표인 미주노선 점유율은 2016년 6월 10.9%(한진해운 7.1%+현대상선 3.8%)에서 작년 6월 5.8%(현대상선)로 5.1%포인트 쪼그라들었다.

해운업은 일부 국가에서 중요 기간 사업으로 꼽을 정도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경제에서도 영향력이 작지 않다.

이 때문에 정부도 해운업 재건을 위해 자본금 5조원 규모의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설립하기로 하고 올해 7월 출범을 목표로 막바지 작업에 나선 상태다.

해운공사는 선박 매입 등 투자보증, 자본투자 참여, 해운 거래 지원, 노후선박 대체·경영상황 모니터링 등 선사경영 등 해운업 전반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표] 해상운송수지 추이(2006∼201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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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도 │ 해상운송수지(단위 : 백만 달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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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 │1,70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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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 │3,534.5 │

├────┼────────────────┤

│ 2008 │7,002.3 │

├────┼────────────────┤

│ 2009 │3,179.2 │

├────┼────────────────┤

│ 2010 │6,590.0 │

├────┼────────────────┤

│ 2011 │4,290.9 │

├────┼────────────────┤

│ 2012 │7,08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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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 │5,603.2 │

├────┼────────────────┤

│ 2014 │4,39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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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 │4,306.8 │

├────┼────────────────┤

│ 2016 │-1,3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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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 │-4,7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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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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