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화 용의는 핵 무력 바탕 안보 자신감 때문?
전문가들 대북 압박 효용성 의견 엇갈려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북한이 지금까지 완강한 태도와는 달리 비핵화 협상용의 등 파격적인 변화를 시사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 지도자 김정은의 전격적인 태도 변화가 근래 미국과 유엔 등 국제사회의 전례 없이 강화된 제재와 맞물리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그간 엄포가 결국 효력을 발휘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그간 김정은과 설전을 벌이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등 수뇌부의 입장이 서로 차이를 보이면서 행정부의 대북 노선을 둘러싸고 혼선을 빚기도 했다.
지난해 말까지 틸러슨 장관의 고위보좌관이었던 R.C. 해먼드는 시사지 애틀랜틱에 당시 혼선을 빚고 있는 것으로 보였던 트럼프 행정부의 의견들은 대북 노선을 조율하기 위한 과정이었으며 한편으로 다양한 의견에 대한 북한의 반응을 떠보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김정은이 파격적인 제의를 들고 나선 배경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애틀랜틱은 6일 전했다.
그간 각종 거친 수사로 얼룩진 트럼프 행정부의 엄포가 이번 북한의 협상 용의를 끌어내는 과정에서 얼마만큼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전례 없는 대북 제재 등 압박작전으로 궁지에 몰린 김정은이 앞서 이란처럼 미국과의 협상을 절박하게 원하고 있다는 분석과 반면 외부의 제재보다는 핵 무력에 대한 자신감 등 내부적 요인이 오히려 협상장에 나서도록 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북한을 수차례 방문한 바 있는 수전 디마지오 뉴아메리카재단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역할에 대해 다소 부정적이다.
외부의 제재 등이 역할을 했다기보다 김정은 자신 안보에 대한 자신감이 섰기 때문에 협상 카드를 들고 나왔다는 것이다.
북한은 평소 그들이 미국의 공격을 저지할 수 있다고 판단할 때 협상에 임할 것이라는 입장을 천명해왔으며 이제는 미국의 공격을 저지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디마지오 연구원은 올 초 북한이 국가 핵 무력의 완성을 강조한 사실을 지적했다.
북한이 협상 제의를 통해 한미 동맹을 분열시키거나 시간을 벌기 위한 시도일 수도 있으나 해먼드 연구원은 지난 수십 년간 다져온 한미 동맹이 쉽사리 분열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제의의 진정한 잠재력을 타진할 경우 미국의 군사옵션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고 애틀랜틱은 지적했다.
아울러 북한은 지난 1990년 클린턴 행정부 때처럼 어떤 협상이든 그 기간을 이용해 비밀핵작업을 계속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애틀랜틱은 과거 미국과 북한 간 비핵화 대화가 궁극적으로 실패했음을 들어 설사 새로운 협상이 성사된다 해도 쉽사리 실패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특히 북한이 비핵화의 대가로 한미군사동맹의 종식과 같은 기존에 미국이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을 내세울 경우 이는 비핵화 제의를 전혀 내놓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절하했다.
그러나 북한이 만약 미국 측으로부터 '레짐체인지를 시도하지 않겠다.' 정도의 구두 약속을 요구할 경우 새로운 제의가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디마지오 연구원은 아직 상당 부분이 불분명한 상황인 만큼 현 단계는 북한 측으로서 '우리는 협상 테이블로 복귀할 준비가 돼 있으며 어느 지점에서는 상황에 따라 비핵화를 논의할 수 있다'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정확히 언제 이것이 일어날지도 현재로썬 불분명하다고 디마지오 연구원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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