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2년차 여권 권력재편 예고…차기 여의도 '빅3'는?

입력 2018-02-25 06:00
文정부 2년차 여권 권력재편 예고…차기 여의도 '빅3'는?

5~8월 원내대표·국회의장·당 대표 차례로 교체…'뜨거운 여름'

"친문 견고" vs "비주류 결집"…6월 지방선거 결과가 최대 변수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문재인 정부 집권 2년 차를 맞아 여권의 여의도 권력 '빅3'도 차례로 교체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5월부터 8월까지 새 원내대표와 국회의장, 당 대표를 차례로 선출한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뜨거운 여름'이 될 전망이다.

입법기관 수장인 국회의장은 국가 권력서열 2위이자 '의회 권력'의 최고봉이고, 대표와 원내대표는 당의 '투톱'으로서 문재인 정부가 각종 민생법안과 개혁 어젠다를 관철시키려면 이들 3인의 뒷받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이 빅3에 대한 선거 결과는 여권 내 역학구도 변화와도 맞물려 있어 여당뿐 아니라 야당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5일 현재로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친문'(친문재인) 진영이 더욱 강력한 헤게모니를 쥘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일각에서는 다음 총선 등을 염두에 둔 '비문'(비문재인) 측의 결집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최대 정치 이벤트인 '6·13 지방선거'와 재보선 결과가 여권 수뇌부 권력재편에도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文정부와 호흡 맞출 다음 국회의장·원내대표에 '시선집중'

빅3 선거 가운데 가장 먼저 차례가 돌아오는 것은 원내대표 경선으로, 우원식 현 원내대표의 임기가 끝나는 5월에 새 원내사령탑을 선출하게 된다.

벌써부터 당내에서는 다수의 인사가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해 경선 때 우 원내대표에게 아쉽게 패배한 홍영표 환노위원장과 지난번 경선 직전까지 후보군에 포함됐던 김태년 정책위의장의 출마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광역단체장 선거에 도전하는 의원들 가운데서도 후보로 선출되지 못할 경우 원내대표 쪽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원내대표 경선 직후에는 숨돌릴 틈도 없이 국회의장 경선을 치러야 한다.

정세균 현 국회의장의 임기는 올해 상반기 까지다.

지방선거와 재보선의 영향으로 만약 민주당이 제1당의 지위를 잃을 경우 민주당에서 계속 의장직을 유지하지 못할 수 있다는 일부의 의견도 있지만, 이와 관계없이 문희상·박병석·이석현 의원 등 민주당 5선 이상 중진들은 물밑에서 벌써 움직이는 모양새다.

국회의장과 원내대표의 경우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과 호흡을 맞춰 국회에서 입법과제를 처리해야 한다.

특히 1년 차에는 행정부를 중심으로 한 개혁이 중심이었다면 2년 차에는 입법으로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여권에 번진 만큼, 차기 의장이나 원내대표가 청와대와 어떻게 관계설정을 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당내에서는 여전히 친문진영이 국회의장 경선이나 원내대표경선에서 압도적인 힘을 발휘하면서 결과적으로는 친문을 중심으로 한 당청 결속력이 더 강해질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민주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장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사람들만 봐도 우 원내대표보다 친문 색채가 뚜렷한 인사들"이라며 "최근에는 친문과 비문의 구분이 거의 없어질 정도로 친문이 당의 유일한 계파로 자리매김했다. 누가 친문 핵심의 지지를 얻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조심스레 이변을 점치는 의견도 없지 않다.

다른 관계자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원내대표 경선이나 국회의장 경선이다. 다수 당원이나 국민이 참여하지 않고 소수의 의원만 투표하기 때문"이라며 "특정 계파에 대한 견제심리 등이 의원들 사이에 번질 경우 의외의 결과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다음 총선 공천권 행사할 당대표는 누구?…지방선거·재보선 최대 변수

민주당은 지방선거 후인 8월에는 전당대회를 열어 향후 2년간 당을 이끌어갈 새 대표를 선출한다.

이번 당 대표의 경우 오는 2020년 열리는 21대 총선에서 공천권을 행사하는 막중한 자리인 만큼 당내에서는 지방선거만큼이나 당권경쟁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아직 6개월이나 남은 시점에 벌써 하마평이 돌아다니는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방증한다.

우선 당내에서는 송영길 의원과 김두관 의원이 일찌감치 움직이고 있으며, 윤호중·이인영 의원의 이름도 후보군 리스트에 오르내린다.

중진급에서도 이석현·김진표 의원 등 다수가 거론되며, 이종걸·노웅래 의원의 도전을 점치는 관측도 있다.

특히 당 안팎에서는 지난 대선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패배한 안희정 충남지사의 도전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안 지사 측에서는 당권 도전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만일 출마할 경우에는 적잖은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는 게 당내 인사들의 공통적인 분석이다.

당 대표 경선에서도 친문 진영의 힘이 발휘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만큼, 당권 주자들은 앞다퉈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겠다'는 공약을 내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방선거와 재보선 결과, 문 대통령의 지지율 고공행진 여부 등에 따라 판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친문진영을 중심으로 한 지방선거 결과가 예상보다 좋지 못하거나 문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할 경우 친문이 아닌 새로운 구심점을 찾으려는 시도가 생길 수 있다"며 "비주류의 시선은 안 지사에게 쏠릴 가능성이 크다. 안 지사의 출마 여부가 관심을 끄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용화 한국외대 초빙교수는 통화에서 "현재로서는 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친문이 강한 결속력을 보여주고 있다"며 "하지만 다음 총선, 나아가 그다음 대선을 앞두고는 친문 사이에서 분화가 일어나거나 비주류의 목소리가 커지는 등 당내 권력구도가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다. 차기 당권 선거도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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