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유튜브에 '정경유착' 의혹부른 사진·동영상 삭제명령

입력 2018-02-13 11:51
러시아, 유튜브에 '정경유착' 의혹부른 사진·동영상 삭제명령

부총리·재벌·한 여성 어울린 모습…불응시 유튜브 차단 위협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이 러시아의 부총리와 억만장자 기업인, 한 젊은 여성이 함께 어울리는 모습의 사진과 동영상을 차단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정경유착 의혹을 받는 이들 게시물을 삭제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차단할 것이라는 위협을 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은 최근 러시아 지방법원으로부터 세르게이 프리호드코 부총리, 세계 최대 알루미늄 업체 루살의 올레그 데리파스카 회장, 한 젊은 여성이 요트에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의 동영상과 사진을 삭제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삭제 명령을 받은 것은 유튜브 동영상 7건과 인스타그램 게시물 14건으로, 데리파스카 회장은 자신의 고향과도 같은 지역의 법원으로부터 삭제 명령을 끌어냈다. 데리파스카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을 지낸 폴 매너포트와 한 때 가까웠다고 NYT는 전했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은 러시아 법에 따라 수일 내 게시물을 차단해야 하는데, 만일 두 회사가 삭제를 거부하면 이르면 14일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이 차단될 수 있다고 언론은 전했다.

러시아의 미디어·통신 감독기관인 로스콤나드조르(Roskomnadzor)도 지난 10일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측에 3일의 기한을 주고 관련 게시물 삭제를 지시했다.

앞서 블리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히는 알렉세이 나발니(41)는 지난 8일 고위 공직자와 재계 거물 간 유착 관계를 보여주는 증거라며 당시 요트에 동승했던 여성이 올린 이들 게시물을 찾아 유튜브 등을 통해 고발했다.

나발니의 고발 직후 데리파스카 회장은 자신이 학교에 다녔고 세금을 내는 고향과도 같은 지역의 법원에 게시물 삭제를 요구하는 소를 제기했다.

나발니는 법원 명령에 따라 관련 게시물을 올린 자신의 웹사이트에 대한 차단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요트 동승 여성이 올린 게시물에는 2016년 노르웨이 주변에서 프리호드코 부총리와 데리파스카 회장이 요트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 여성은 자신을 21살의 모델 겸 사교모임에 동반해 주는 사람으로 소개하고 있으며, 모델 에이전시를 통해 데리파스카 회장 일행과 요트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됐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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