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특사' 김여정 보고받은 北김정은 향후 행보는
'핵문제' 입장변화 여부 주목…진전 입장 제시 가능성 관측도
남북관계 개선 움직임속 한미연합훈련 추이 관망 전망도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김여정 특사를 포함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귀환하면서 이제 관심은 북미 간 조기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당부에 북한이 호응하고 나설지에 쏠리고 있다.
북한 고위급 대표단은 2박3일 간의 방남 기간 문 대통령과의 오찬 등을 통해 오간 대화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게 상세히 보고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특사 자격으로 방남해 오빠의 친서를 문 대통령에게 건네며 방북 요청도 함께 전달한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이번 기회에 파악한 우리측의 의중과 미국 측의 동향 등에 대해 좀 더 솔직하게 보고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보고 내용은 김 위원장의 향후 행보에 대한 판단에 상당 부분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관심은 남북정상회담 카드까지 꺼낸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의 요청대로 북미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쪽으로 움직일 것인가다.
북한은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등의 대북 강경발언이 이어지자 개막식 하루 전인 8일 외무성 국장을 내세워 방남 기간 미국 측과 만날 의향이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에 대화를 구걸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같을 것"이라고도 했다.
실제로 방남 기간 북측 고위급 대표단과 펜스 부통령 사이에 접촉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만큼 북미 간의 입장차나 간극이 크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김여정 특사를 파견해 문 대통령에게 친서와 방북 요청을 전달한 '파격'에서 보듯 북미대화나 핵문제와 관련해서도 모종의 입장 변화를 보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12일 "북한이 지금까지는 매우 강경한 입장을 보이다가 전격적으로 바뀌었고 이런 부분을 잘 잡으면 북한의 핵문제에 대한 다소 완화된 입장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에 북한이 한미 사이를 이간하기 위해 한국이 받기 어려운 요구를 하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라는) 김일성의 유훈을 명분으로 진전된 입장을 보일 수 있고 이를 위해 우리 정부가 여건을 적극적으로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북한이 당분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행보에 집중하면서 한미가 평창올림픽 이후로 연기한 연합훈련이 어떻게 될지 주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북한이 생각하는 여건은 한미연합훈련일 것이고 우리의 여건은 북미대화"라면서 "북한이 남북관계에서는 적극적으로 개선 움직임을 보이면서 한미연합훈련의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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