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봅슬레이 국제심판 여대생 "평창 트랙, 춥지만 시설은 최고"

입력 2018-02-08 11:06
수정 2018-02-08 22:11
[올림픽] 봅슬레이 국제심판 여대생 "평창 트랙, 춥지만 시설은 최고"



(평창=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우리나라에서 하는 올림픽이니 저한테도 의미가 정말 남달라요. 졸업하면 평창올림픽의 경험을 살려 스포츠 외교·복지 관련 업무를 하고 싶습니다."

이화여대 불문과 휴학생인 이은채(23) 씨와 겨울 스포츠의 직접적인 인연의 시작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러시아에서 국제법을 공부한 어머니를 따라 2011년까지 10년간 러시아에서 생활한 이 씨는 올림픽이라는 큰 국제대회에 대한 동경을 품고 썰매(봅슬레이·스켈레톤·루지) 종목 선수 서비스 자원봉사자 자격으로 소치올림픽에 참여했다.

소치에서 봅슬레이·스켈레톤에 큰 매력을 느낀 이 씨는 이후 한국인 여성 중 최연소로 이 종목 국제심판 자격증을 땄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봅슬레이 경기 운용 총괄자를 보조하는 역할(Race Director Assistant)을 맡는다.

러시아에서 유소년기를 보냈고 소치올림픽에도 참여한 만큼, 평창올림픽을 보는 눈도 남다르다.

특히 이번 올림픽의 최대 화두인 '혹한'과 관련해서 그렇다.

이 씨는 8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소치보다 평창이 훨씬 추운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러시아 선수들이 '여기(평창)가 시베리아보다도 더 추운 것 같다'는 말까지 하더라"며 웃었다.

평창올림픽은 1994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대회 이후 가장 추운 동계올림픽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특히 봅슬레이, 스켈레톤, 루지 등 썰매 종목의 경기가 치러지는 평창올림픽 슬라이딩센터는 종목의 특성상 고지대에 위치해 기온이 더 낮고 바람도 많이 분다.

대신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의 공식 인증을 받은 전 세계 16개의 트랙 가운데 최신 경기장(2016년 10월 완공)인 만큼 시설이 가장 뛰어나다는 게 이 씨의 설명이다.

이 씨는 평창올림픽 폐막 직후 복학한다. 졸업 이후에는 평창올림픽 경험을 살려 스포츠 외교·복지 관련 업무를 하는 게 목표다.

그는 "개발도상국에 스포츠용품을 지원하거나 스포츠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단체에서 일하고 싶다"며 "프랑스어가 공식 언어인 국제스포츠기구가 많아 전공(불문과)도 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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