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여정, '김정은 대리인'으로 평창 오나…가능성 증가 관측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 맡아"…정치적 위상 커져, 방남 예술단 직접 배웅도
김정은에 직언 가능한 메신저로 적격 평가…정부, 고위급대표단 포함 여부 촉각
(평창=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 평창 동계올림픽에 올 북한 고위급대표단장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으로 정해진 가운데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유일한 여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이 대표단원에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 커지고 있어 주목된다.
김여정은 지난 5일 평양역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각별히 챙기는 것으로 알려진 삼지연관현악단의 남한행을 직접 배웅하기도 했다. 그는 박광호 당 선전선동부장 바로 옆에 자리해 정치적 위상을 과시했다.
특히 김여정은 작년 10월 열린 노동당 제7기 2차 전원회의에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에 오르면서 선전선동부 부부장에서 제1부부장으로 승진한 것으로 7일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김정은 체제에서 가장 빠르게 고속승진을 하는 인물은 김여정으로 볼 수 있다"며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위원장이 혈육으로서 믿고 쓸 수 있는 사람이라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김여정 제1부부장의 행보와 정치적 위상 등을 고려하면 이번 고위급대표단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정부도 김 제1부부장의 대표단 포함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1990년대 후반 오빠인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스위스에서 초등학교 시절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런 과정에서 여동생에 대한 오빠의 사랑이 각별해졌다는 후문이다.
그러다 보니 북한에서 김 위원장에게 쓴소리를 마다치 않고 할 수 있는 인물은 김여정이 유일하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일각에서는 김정은 정권의 '이방카'라는 표현까지 나올 정도다.
이에 따라 고위급대표단에 북한 권력의 2인자이기는 하지만 직언을 하는 데 부담이 있는 최룡해 당 부위원장이 포함되는 것보다 김여정 제1부부장이 포함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 당 부장을 지낸 여동생 김경희와 오버랩되지만 김여정의 실질적 역할은 고모인 김경희를 훌쩍 뛰어넘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김여정은 유학을 마치고 평양으로 귀환한 이후에도 고려호텔 등 일종의 안가에서 프랑스 등 외국인 초빙교사로부터 불어와 영어 등 외국어를 배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고위층 출신 탈북민은 "김여정은 고용희의 세 자녀 중에서 제일 똑똑하고 영리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아마 남자였다면 그가 권력을 물려받았을 것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정치적 감각이나 모든 면에서 제일 낫다는 평이었다"고 말했다.
이런 교육과정을 거치다 보니 외국의 문물에도 밝고 해외 정세에도 해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여정이 남쪽을 방문한다면 북한 고위급대표단에 정치적 무게감이 크게 실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대표단을 사실상 정상급으로 평가하고 남북고위급 당국자 간 대화를 준비하고 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이 대표단원으로 오면 김 상임위원장의 회담이나 면담 등 다양한 정치적 일정에 배석할 가능성이 크며 현재 남북관계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이나 한반도 정세에 대한 각국 정상의 우려를 가감 없이 들을 수 있다.
평양으로 귀환해서도 김정은 위원장에게 국제사회의 다양한 우려와 기대를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연철 인제대 교수는 "정치외교적으로 메신저는 최고지도자의 뜻을 상대에게 정확히 전달하고 상대의 의중을 지도자에게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며 "김여정 제1부부장이 온다면 메신저로는 최상의 선택으로 사실상 김정은 위원장의 대리인으로 볼 수 있고 이번 대표단에 대한 북한의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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