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 재건축단지 관리처분계획 검증의뢰 철회
'철저 검증' 정부 압박에도 강남3구 모두 자체검증 선언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서울 송파구청이 재건축 단지인 미성·크로바, 진주아파트의 관리처분계획 타당성 검증을 정부기관인 한국감정원에 맡기기로 했다가 9일 만에 철회했다.
송파구는 "잠실미성·크로바아파트와 진주아파트의 관리처분계획에 대한 공공기관 검증의뢰를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6일 밝혔다.
검증의뢰를 철회한 이유로는 비용 문제를 들었다.
송파구는 "감정원가 세부 협의 과정 중에 검증 수수료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자체 예산 확보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부득이 관리처분계획 타당성 검증 요청을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검증 수수료는 미성·크로바가 4천만원, 잠실진주가 4천500만원 가량이다.
송파구는 "관리처분계획 인가 신청 절차 및 관련 서류에 대해 이미 1차 검토는 이뤄진 상태"라며 "그간 축적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더 면밀한 검토에 나서겠다"고 설명했다.
송파구는 비용 문제를 내세웠지만 강남구·서초구가 감정원에 검증을 맡기지 않고 관내 재건축 단지의 관리처분인가계획의 타당성을 자체 검토하겠다고 선언하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전날 서초구는 재건축단지 관리처분인가계획의 타당성 검증을 감정원에 의뢰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서초구의 발표 이후 송파구청에는 재건축 단지 주민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고 한다.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가 올해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재건축 단지의 관리처분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판정 나면 인가 신청이 무효가 되고, 단지에 따라 1인당 많게는 억대의 부담금을 안게 된다.
구청은 재건축사업의 관리처분 인가권자다. 그러나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상 임의규정에 따라 감정원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에 타당성 검증을 요청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자체장이 행정절차 권한뿐 아니라 책임도 가진 만큼 결정에 따른 책임이 온전히 해당 지자체에 있다며 재건축단지 관리처분계획의 철저한 검증을 압박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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