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빅터차, 한국내 미국인 대피 질문에 회의적 반응해 탈락"
NYT "차 석좌 부부의 과거 한국 사업도 낙마 원인으로 거론"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미국대사로 내정됐던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의 낙마는 대북 군사 공격에 대한 백악관과의 견해차 때문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담당자들은 최근 차 석좌에게 한국에 거주하는 미국인의 대피를 도울 준비가 됐는지를 질의했는데 평소 '대북 강경파'였던 차 석좌가 대북군사 공격에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한반도 유사시 한국에 거주하는 미국인을 해외로 대피시키는 '비전투원 소개 훈련'(non-combatant Evacuation Operation·NEO)은 한반도에 선제적 군사 공격을 하기 전 실행되는데 차 석좌는 평소 대북 군사 공격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 주요 관료들의 대북 인식과도 배치된다.
외교적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일부 정부 인사도 있지만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HR 맥매스터 NSC 보좌관 등 주요 인물은 북한에 대한 압박을 계속하고 있다.
한국의 피해를 우려해 군사적 행동에 신중한 반응을 보였던 맥매스터 보좌관도 지난달 "낙관할 이유가 거의 없다"며 입장을 선회하는 모습이다.
차 석좌 부부의 과거 한국 사업 거래가 낙마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익명을 요구한 행정부 관계자들을 인용, 정부 관계자들이 지난 주말 차 석좌에게 임명 승인 추진 절차를 철회하겠다고 고지하면서 차 석좌와 부인의 과거 한국 사업에 관한 의문점을 거론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애초 평창동계올림픽 전까지 차 석좌를 임명할 계획이었다. 차 석좌는 동계올림픽 개막일이 가까워져 오는데도 백악관이나 국무부로부터 아무런 연락이 없다는 이야기를 지인들에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 석좌의 CSIS 동료인 마이클 J 그린 아시아 담당 선임 부소장은 "현 정부의 대북 정책도 그렇지만, 이런 직책에 자질을 갖춘 사람을 끌어오지 못하는 능력도 맥빠지게 한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차 석좌를 낙마시킨 배경에 대해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으며 백악관 한 고위 관계자는 정책에 대한 견해차가 원인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그런 이유일 가능성은 적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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