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ICBM 시험발사에 中 고성능 레이더기지 공개…신경전

입력 2018-01-24 10:09
인도, ICBM 시험발사에 中 고성능 레이더기지 공개…신경전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인도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맞서 중국이 서북 지역에 두고 있는 고성능 방공 레이더기지를 관영 매체를 통해 공개했다.

중국중앙(CC)TV는 최근 '중국 둘러보기'(走遍中國)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서북지역의 한 방공 레이더기지를 처음으로 공개하며 이곳이 다목표를 동시 추적할 수 있는 '초대형 X밴드 능동 위상배열 레이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 대공(大公報)는 24일 CCTV의 이 보도내용을 전하며 인도가 중국 전역을 사정권에 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한 데 대한 중국 측의 대응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인도는 지난 18일 동부 벵골만에 있는 한 섬에서 사거리 5천㎞로 중국 전역을 사정권에 두며 1.5t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ICBM '아그니-5'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CCTV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기지의 이 레이더는 반경 4천㎞의 탐지거리 범위에서 부피 10㎥의 목표물을 파악할 수 있다. 4천㎞라면 중국 서북부 신장(新疆) 위구르자치구의 우루무치에서 인도 최남단에 이르는 거리로 사실상 인도 전역에서 발사되는 모든 미사일을 추적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발사된 미사일 정보는 관제시스템을 통해 레이더기지로 전달돼 중국 방공미사일 훙치(紅旗)-19로 요격에 나서게 된다. 사실상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를 비롯한 미국이 보유한 방공 레이더 체계에 가까운 수준이다.

중국 군사전문가 레이쩌(雷澤)는 "X밴드 방공 레이더가 내습해오는 적의 미사일을 발견, 추적해 이 정보를 통제실에 전달하면 분석을 거쳐 이 미사일이 겨냥한 목표를 확정짓고 훙치-19로 요격에 나서게 된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개발을 마치고 지난 2016년 처음 시험 발사에 성공한 훙치-19는 사거리 3천㎞의 중거리 미사일을 요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실상 사드급 요격 체계를 갖춘 미사일로 평가되고 있다.

중국은 서북 지역 외에 헤이룽장(黑龍江)성 솽야산(雙鴨山)에 미국의 조기경보시스템 페이브 포(Pave Paw)와 성능이 맞먹는 탐지거리 5천500㎞의 신형 위상배열 레이더를 설치해놓고 있다.

작년 10월에는 1만㎞ 밖의 스텔스 전투기의 탐지도 가능한 P밴드 장거리 조기경보 위상배열 레이더를 자국 기술로 개발했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joo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