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금 적은 '부실기업'…불공정거래 '표적'으로

입력 2018-01-04 12:00
수정 2018-01-04 12:01
자본금 적은 '부실기업'…불공정거래 '표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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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조종 혐의 13곳 중 자본금 100억원 미만이 8곳

미공개정보이용 61곳 거래량, 전달 대비 558%↑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불공정거래로 한국거래소에 적발된 종목 중에는 자본금 규모가 100억원 미만으로 작고 경영권 변동이 빈번하거나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15% 미만인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는 '시세조종',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부정거래' 등의 혐의를 받는 상장사들의 재무구조와 주가, 거래량 등의 변동 특징을 분석한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가짜 호재 정보를 뿌리고 주가를 인위적으로 띄운 뒤 차익을 남겨 먹는 수법인 '시세조종' 혐의를 받는 13개 종목 가운데는 자본금이 100억원 미만인 곳이 8곳으로 61.5%를 차지했다.

자본금 100억원 이상인 곳은 5곳에 불과했고 이 중에서도 자본금이 500억원을 넘는 곳은 1곳에 그쳤다.

거래소는 자본금이 적은 기업에서 시세조종 혐의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주의를 요구했다.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혐의를 받는 종목 중에는 거래량이 전월 대비 크게 뛰어오른 경우가 많았다.

미공개 정보 이용 혐의는 관리종목 지정, 상장폐지 사유 발생 등 정보를 시장 공개 전에 미리 입수하고 손실을 회피하는 수법 등이 대표적이다.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에서 미공개정보이용 혐의를 받는 61개 종목의 거래량은 직전 달과 비교했을 때 평균 557.5%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거래량 변동률이 200%를 넘는 경우가 31곳이었고, 500%를 넘는 곳도 16곳이나 됐다.

이들이 이용한 미공개 정보 중에는 감사의견 한정·거절 등 감사의견 관련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경우가 16건으로 가장 많았다. 자금조달 등 14건, 경영권 변동 11건, 실적개선·악화 등이 7건으로 뒤를 이었다.

실제로는 투자받는 돈이 없으면서 마치 대형 외부 투자를 받는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이는 방식 등 '부정거래' 혐의 기업 중에는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15% 미만인 기업이 절반 이상(10종목)을 차지했다.

작년에 거래소가 부정거래 혐의를 적발한 16개 종목은 모두 코스닥 종목이었다.

이들 종목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평균 지분율은 13.87%에 불과했다. 최대주주 등의 지분율이 15∼30%인 종목은 6곳에 그쳤고, 30%를 넘는 종목은 없었다.

이런 종목들은 또 자본금이 200억원 미만인 경우가 81.3%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직전 사업연도에 영업손실이 발생한 기업이 11곳으로 3분의 2 이상이었다.

거래소는 대부분 부정거래는 부실기업을 대상으로 발생한다며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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