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피겨도 평창行 전쟁 시작…男 '왕좌 탈환' 女 '영광 재현'

입력 2018-01-03 08:58
미국 피겨도 평창行 전쟁 시작…男 '왕좌 탈환' 女 '영광 재현'

'점프천재' 네이천 선 유력…와그너·나가수, 두 번째 올림픽에 도전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미국 피겨스케이팅 선수들도 평창동계올림픽을 향한 전쟁을 시작했다.

하뉴 유즈루(일본)로부터 피겨 왕좌 탈환을 노리는 네이선 천이 남자 싱글에서 가장 유력한 평창 주자로 뛰고 있는 가운데, 여자 싱글에서는 애슐리 와그너, 미라이 나가수 등이 과거 여자 피겨에서 미국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경쟁한다.

미국은 3일(현지시간)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7일까지 미국피겨선수권대회를 개최해 평창올림픽에 나설 미국 대표들을 선발한다.

미국은 남녀 싱글에서 모두 3장씩의 출전권을 확보했다.

남자 싱글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점프머신' 네이선 천(18)이다.

강력한 쿼드러플(4회전) 점프로 중무장한 천은 미국선수권을 넘어 평창 무대에서도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천은 이미 지난해 2월 강릉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서 하뉴를 꺾고 우승했다.

곧이어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선 부츠 문제로 어려움을 겪으며 6위에 그쳐 하뉴의 우승을 지켜봐야 했지만 이번 시즌 그랑프리 맞대결에선 다시 한 번 하뉴를 제쳤다.

이후 발목을 다친 하뉴의 부재 속에 가뿐히 그랑프리 파이널을 제패한 천은 평창에서도 하뉴의 올림픽 2연패를 저지할 가장 강력한 후보다.

남자 싱글 나머지 출전권 2장을 놓고는 2014년 소치올림픽 멤버인 제이슨 브라운과 2016년 미국선수권 우승자 애덤 리폰, 지난해 세계주니어선수권 우승자 빈센트 저우 등이 각축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남자와 달리 여자 싱글에서는 두드러진 강력한 선수가 없다.

미국 여자 싱글 간판인 그레이시 골드는 우울증과 식이장애 치료를 위해 이번 시즌을 쉬고 있고, 다른 선수들은 이번 시즌 러시아, 일본 선수들에 밀려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지난해 미국선수권 우승자인 캐런 천이 이번 시즌 부진한 가운데 김연아와 같은 시기 활약한 20대 중반의 '언니들'이 다시 한 번 올림픽 무대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출전권에 가장 근접한 선수는 2012년과 2013년, 2015년 미국선수권대회를 제패하고, 2012년 4대륙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애슐리 와그너(26)다.

소치올림픽에서 단체전 동메달을 합작한 와그너는 이번 시즌 발목 부상으로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진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현재 미국 여자 선수들 가운데 가장 기복 없는 활약이 펼쳤다.

2007-2008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하고, 16살에 출전한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4위에 오른 미라이 나가수(24)는 소치 무대를 밟지 못한 설움을 평창 출전으로 설욕하려 한다.

나가수는 소치올림픽을 앞둔 미국선수권대회에서 여자 싱글 3위에 올라 3장이던 올림픽 출전권 중 한 장을 차지하나 싶었으나, 미국은 나가수 대신 국제무대에서 더 성적이 좋았던 4위 와그너에게 출전권을 줬다.

4년 전 선발전에선 희비가 엇갈렸으나 이번엔 와그너와 나가수가 함께 평창에 올 가능성이 크다.

이들에게는 세계선수권대회를 다섯 차례나 제패한 미셸 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타라 리핀스키와 사라 휴즈 등 쟁쟁한 미국 여자싱글 선배들이 이뤄냈던 영광을 재현해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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