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강군몽…미 해군에 맞설 세계 '바닷속 지도' 만든다
수온·염도 등 해양데이터 파악해 잠수함 운용능력 등 높여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미군에 맞설 '대양해군 건설'에 매진하는 중국 해군이 바닷속 상세 정보를 담은 지도를 만들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해군은 2030년까지 260척의 전함과 잠수함을 보유해 199척을 가진 미 해군을 압도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중국이 이처럼 해군력 확충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전 세계 60여 개국으로 인프라 투자와 경제 협력을 확대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등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막대한 투자를 단행한 후 이를 보호할 해군력 등을 확충하지 못한다면 그 투자의 과실이 적국으로 고스란히 넘어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양해군 건설에 열을 올리는 중국 해군에게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난제가 하나 있다.
바로 전 세계 '바닷속 지도'를 만들어야 하는 과제다.
잠수함에 장착된 소나(수중음파탐지기)는 적의 위치를 파악해 공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잠수함의 눈'과 같은 존재이지만, 이 소나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잠수함이 있는 바다의 수온과 염도 등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소나가 발사하는 음파의 속도와 방향은 바닷속 수온과 염도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자칫 잘못하면 적이 A 지점에 있는데, 어뢰를 B 지점으로 발사하는 어이없는 실수를 할 수 있다.
더구나 잠수함이 나아갈 바다의 수온과 염도 등 바닷속 상태를 제대로 모르면 해수 밀도의 갑작스러운 변화 등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큰 곤경에 부닥칠 수 있다.
이에 2차 세계대전 후 전 세계를 지배한 미 해군은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 등 전 세계 바닷속 지도를 위한 데이터를 방대한 규모로 축적해 놓았다.
중국이 자국의 앞마당이라고 자부하는 남중국해에서조차 미 해군이 축적한 해양 데이터가 훨씬 많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이에 중국 정부는 중국과학원 남해해양연구소를 동원해 남중국해, 서태평양, 인도양 등 중국 해군이 주로 진출할 바다와 관련된 해양 데이터 축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바닷속 지도 작성에는 부표, 선박, 위성, 잠수정 등 각종 수단이 총동원되고 있다. 이들이 모은 데이터는 남중국해, 광둥(廣東), 남아시아 등에 자리 잡은 정보 센터로 보내져 집적된다.
중국과학원 대기물리연구소의 위융창 연구원은 "중국이 해양 데이터의 축적에 큰 진전을 보이지만, 미국에 비하면 아직 난쟁이와 같은 존재에 불과하다"며 "우리는 이제 긴 여정의 첫발을 내디뎠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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