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천사의 쌀 배달…"어려운 학생을 위해"

입력 2017-12-30 08:03
얼굴 없는 천사의 쌀 배달…"어려운 학생을 위해"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가난함 속에 보인 작은 성의가 부귀한 사람의 그것보다 가치 있다."

수년째 지역 주민센터에 쌀을 보내고 있는 익명의 기부자가 남긴 빈자일등(貧者一燈)이란 한자성어가 비유적으로 담고 있는 의미다.



30일 부산 동구에 따르면 지난 21일 부산 동구 초량6동 주민센터에 10㎏ 백미 100포대가 배달됐다.

쌀과 함께 배달된 편지에는 빈자일등(貧者一燈)이라는 한자성어와 함께 "어려운 학생에게 전해달라"는 짧은 글이 적혀 있었다.

신원을 밝히지 않은 기부자는 매해 연말마다 100포대씩 4년째 기부를 하고 있다.

주민센터 관계자가 쌀을 배달하는 지역 쌀가게를 통해 얼굴 없는 천사를 수소문했지만 찾을 수 없었다.

기부자는 쌀가게에 자신의 신원을 알려주면 더는 여기서 쌀을 배달시키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았다고 한다.



동구는 편지 내용에 담긴 대로 지역 내 어려운 학생에게 쌀을 전달할 예정이다.

동구 관계자는 "매년 관내에 있는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쌀을 나눠주고 있다"며 "덕분에 아이들이 따뜻한 연말연시를 보낼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handbroth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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