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피린, 폐기종 치료에도 효과'

입력 2017-12-25 10:56
"아스피린, 폐기종 치료에도 효과'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아스피린이 만성 폐쇄성 폐 질환(COPD)의 하나로 폐를 오가는 공기의 흐름이 제한돼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폐기종의 진행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 의대 폐 질환 전문의 캐리 아론 박사는 아스피린이 복용 용량 또는 복용자의 나이와 관계없이 폐기종의 진행을 상당히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미국의 의학뉴스 포털 메드페이지 투데이(MedPage Today)가 23일 보도했다.

폐기종 환자 4천257명(평균연령 61세)을 대상으로 10년에 걸쳐 폐활량을 측정하면서 병의 진행 속도를 평가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아론 박사는 말했다.

이들 중 54%는 전에 담배를 피웠고 22%는 평소 아스피린을 꾸준히 복용하고 있었다.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환자는 복용하지 않는 환자에 비해 폐기종의 진행이 50% 이상 느렸다.

전에 담배를 피웠던 사람도 효과는 비슷했다. 효과는 연령, 인종과도 무관했다. 아스피린 복용 용량이 80mg이거나 300~325mg이거나 효과는 역시 비슷했다.

기관지 확장제 흡입,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 ADP 수용체 억제제, 스타틴, 이뇨제 복용 등을 고려했어도 이 결과에는 변함이 없었다.

이러한 효과는 폐 모세혈관의 혈류량을 감소시켜 염증을 유발하는 혈소판 활성화(platelet activation)를 아스피린이 억제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아론 박사는 설명했다.

폐기종이란 호흡 시 폐포의 개폐를 조절하는 섬유가 파괴돼 폐포가 과잉으로 늘어난 만성 폐 질환이다. 정상인의 폐는 탄력성이 있어 고무풍선처럼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할 수 있는 반면 폐기종 환자의 폐는 잔뜩 늘어나 있을 뿐 다시 줄어들지 못한다. 주범은 흡연이다.

초기증세로는 호흡곤란이 나타나며 폐가 제대로 수축하지 못해 차츰 혈액에 산소가 부족해지면서 안색과 입술이 창백해진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흉부 의사협회 학술지 '흉부'(Chest) 최신호에 실렸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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