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윤근 주러대사 "신북방정책 실효적 성과 바탕 마련돼"
"러, 北노동자 관련 안보리 결의 지키겠다 일관되게 밝혀"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우윤근 주러시아 한국대사는 19일 "푸틴 대통령의 신동방정책과 문재인 대통령의 신북방정책이 상당히 실효적 성과를 거둘 수 있을 정도의 바탕이 마련됐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우 대사는 이날 재외공관장회의를 계기로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진행한 기자 간담회에서 "구체적으로 해야 할 일들이 많이 남아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8일 부임해 업무를 시작한 지 한 달여가 지난 우 대사는 "현장에 가보니 러시아가 외교가 만만치 않은 나라라는 것을 체감했다"면서 "다만 여건은 예전보다 훨씬 성숙돼 있었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상당한 (양국) 정상 간의 신뢰관계가 형성됐다는 것을 제가 러시아 외교부 인사를 만났을 때, 부총리, 대통령 특별 보좌관을 만났을 때 (느꼈다)"라고 덧붙였다.
우 대사는 "이번에 (한러간) 교역량이 굉장히 늘었다. 올해 교역규모가 190억∼200억 불 규모로 작년보다 40억∼50억 불이 늘었다"며 "저는 FTA(자유무역협정)가 되면 한러수교 30주년이 되는 2020년에는 300억 불 정도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는 한국과의 실질적 경제 협력에 기대를 갖고 있다. 내년 FTA 워킹 그룹도 만들려고 하고 있다"며 "우선 정치적 현안보다 양자 간 실질적 경제 협력을 충실히 하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보면 외교안보적으로도 유익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우 대사는 북러관계에 대해서는 "러시아가 북한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대변한다고는 느끼지 못했다. 북한 노동자 관련해서도 안보리 결의 사항을 충실히 지키겠다는 입장을 늘 일관되게 얘기하고 있다"면서 "물론 북한에 왕래하는 사람들은 예전보다 조금 있어 보인다. 그러나 그것이 새로운 입장의 변화를 불러일으킬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제가 느끼기에 러시아는 북한과 우리를 (두고) 한쪽에 치우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일방적으로 치우치지 않으려 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늘 등거리 외교를 하는 듯한 (인상)"이라고 덧붙였다.
우 대사는 또 "(북한의) 러시아 노동 관련 책임자가 러시아에 와 있었다. 한 달 가까이 오랫동안 머물렀다"면서 "3천500명인가 (북한 노동자들이) 9월 달에 (러시아) 입국했을 것이다. 그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들어오지 않았나 싶은데 잘 해결이 안 되는 듯했다. 진전이 없어 보였다"고 전했다.
앞서 중동 지역 등에서 쫓겨나 러시아로 들어온 대규모 북한 노동자들이 취업 절차를 밟고 있었으나, 이후 북한 노동자 추가 고용을 금지한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가 채택되면서 정식 노동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평창 동계올림픽과 관련해서는 "추미대 대표와 함께 볼로딘 하원의장을 만났는데 추 대표가 '(러시아) 응원할 것이다'라고 하니 너무 고맙다면서 '공식응원 정부 대표가 (평창에) 갈 수는 없지만 의원들이 개별적으로 가는 것은 충분히,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hapyr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