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납 국세 대신 받아내는' 캠코…최근 징수 실적 '호호'
"국세청은 '고액·악성', 캠코는 '소액·단순' 이원화하면 재정수입↑"
(세종=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받아내기 어려운 밀린 국세를 대신 받아주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징수 실적이 작년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액·악성채무를 국세청이 전담하고, 캠코가 소액·단순채무 징수를 맡는 등 이원화를 한다면 체납 징수 실적을 올려 재정수입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홍범교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6일 재정포럼 12월호에 실린 '체납국세 위탁징수제도의 개선에 관한 소고' 보고서에서 이렇게 밝혔다.
체납 국세 징수는 국세청의 소관이지만, 체납자별 체납액이 1억원 이상이거나 체납자 명의의 소득이나 재산이 없어 징수가 어려우면 이를 캠코에 위탁할 수 있다.
위탁한 체납을 받아내거나, 소득·재산을 찾아내면, 해당 금액의 100분의 25를 넘지 않는 선에서 캠코는 수수료를 받는다.
보고서에 따르면 캠코가 2013년부터 작년까지 징수한 체납금액은 총 580억7천만원이었다.
이러한 징수 금액은 4년 동안 위탁된 체납금액 5조7천506억원(징수율 1.01%)에 비하면 많지 않은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애초에 받기가 어려운 체납 국세였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특히 2013년 징수액은 18억7천만원에 그쳤지만, 2014년 114억3천만원, 2015년 155억원, 작년 292억원 등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캠코는 젊고 개인인 체납자의 2∼4년 경과한 체납 국세를 잘 받아낸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징수율(1.26%)은 법인(0.31%)보다 훨씬 높았다.
1930∼1950년대생 체납자의 징수율은 0%대였지만, 1980년 이후(3.15%), 1970년대생(1.61%), 1960년대생(1.27%)의 징수율은 그보다 훨씬 높았다.
체납 경과 기간별 징수율을 보면 2∼4년(1.28%)이 가장 높았고, 4∼6년(0.88%), 6∼10년(0.54%) 등이었다.
보고서는 세금 징수의 궁극적인 책임자라는 측면에서 국세청은 고액·악성채무에 집중하고, 캠코는 소액·단순채무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호주 국세청은 2007∼2011년까지 약 70억 호주달러에 달하는 체납을 민간위탁기관에 넘겼고, 위탁기관은 20억 호주달러를 받아내 징수율이 무려 30%에 달했다.
단일 채무와 소액 체납액만 구분해 징수를 위탁하기에 효율적 징수가 가능했다는 것이다.
국세청에서 매년 정리보류(징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내부적으로 일단 체납처분을 종결하는 절차)하는 체납을 캠코에 맡기는 것도 재정수입을 늘리는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건별 일정액 수수료 체계 등으로 전환하면 더욱 효율적일 것이라고 봤다.
현행 수수료 지급이 난이도에 따른 성공보수 방식이기 때문에 캠코가 사전에 어떤 체납을 위탁받을지, 수입은 어떨지 예측하기가 어려워 징수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했다.
보고서는 "위탁징수 시행 4년 동안 성과도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추세"라며 "국세청은 국세징수업무의 주체로, 캠코는 국세청을 보조하는 공공기관으로 빠져나가는 세수를 방지한다는 목표로 공동보조를 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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